예술가로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
이제 본격적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를 설계해보겠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서 '수입원(Revenue Streams)' 항목은,
말 그대로 나의 비즈니스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지를 정리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다"는 것을 넘어, 고객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가치에 돈을 지불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돈을 내고서라도 얻고 싶은 그 가치를 극대화하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두 가지 수익 구조를 가집니다.
일회성 수익(Transaction revenue): 한 번의 거래로 발생하는 수익
지속 수익(Recurring revenue):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수익
다품종 소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공예 비즈니스의 특성상,
한 번 고객이 되면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며 재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더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고객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가치를 소비하고 있을까요?
고객은 무엇에 돈을 지불할까요? 어떤 제품, 어떤 서비스에 지갑을 열고 있을까요?
자산 판매 (Asset Sale) : 물리적인 제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
예: 공예 작품, 소품, 원화, 리미티드 에디션 등
사용 수수료 (Usage Fee) : 서비스를 사용하는 만큼 대가를 지불
예: 클래스룸 대여, 커스터마이징 상담료 등
구독료 (Subscription Fee) : 일정 금액을 내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는 구조
예: 창작자 후원 구독, 정기 작품 큐레이션 배송, 클래스 정기권 등
임대 / 대여 (Lending / Leasing) : 작품을 일정 기간 대여하거나, 공간을 임대하여 수익을 창출
예: 전시용 작품 렌탈, 공방 시간 단위 대여
라이센싱 (Licensing) : 지적 재산권에 대한 사용 권리를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구조
예: 패턴 디자인, 일러스트, 그래픽 소스 등의 상업적 활용 허가
중개 수수료 (Brokerage Fees) : 플랫폼이나 커뮤니티 운영자가 거래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
예: 작품 위탁 판매, 작가 매칭 플랫폼 운영
광고 (Advertising) : SNS, 뉴스레터, 웹사이트 등을 통한 광고 노출 수익
예: 브랜드와의 콜라보 콘텐츠, 스폰서 클래스 운영
수익 모델을 세웠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가격 설정'입니다.
가격이란, 고객이 내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수치로 표현한 것입니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는 가격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물건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돈으로 나타낸 것.'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책정된 가격
정가제: 미리 정해진 가격을 고정적으로 유지
제품 특성 기반: 제품의 퀄리티, 기능, 양 등에 따라 결정
고객군 기반: 특정 고객층에 따라 가격을 달리 적용
수량 기반: 구매량에 따라 단가 조정 (도매가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가격
협상 기반: 고객과 개별 협상으로 결정
이율 관리: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
실시간 시장 가격: 희소성과 인기 등에 따라 자동 조정
경매: 경쟁 입찰을 통해 가격이 형성됨
예술/창작 분야는 특히 가격 결정이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작가의 명성이나 작품의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재판매가 가능한 일부 작품의 경우에는 컬렉터 시장의 평가도 반영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격을 책정할 때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할까요?
작업 시간 및 재료 원가
유사한 작품의 시세
나만의 차별화 요소 (브랜드, 스토리, 테크닉 등)
판매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
고객의 구매력과 반응
의외로 많은 작가님들이 작품의 가격을 산정할 때, 본인의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작업을 '일'이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인건비를 받는 것이 어색하다고 느끼시는 분이 많습니다.
"인건비요...?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요즘 최저 시급이 얼마죠?"
"제 작업에 적당한 인건비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죠."
이런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스스로의 가치는 스스로 결정합니다. 이럴 때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내 작업으로서가 아니라 이 작업 자체만 두고 봤을 때,
'그래도 00원은 받아야 하겠다.'를 생각해 보세요.
공방에 보조 작가를 뽑는데, 내가 하는 작업을 그대로 해줄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래도 00원 정도는 줘야지.'를 생각해보세요. 그 '00원'을 기준 삼아 업,다운 해보시면 됩니다.
작품의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인건비는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재료를 구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에 대한 비용도 포함해서요.
그래야 작가님이 오래 작업하고 살 수 있습니다.
잘못 책정할까봐 걱정할 필요 없어요. 비싸면 안팔립니다. 안팔리면 그 때 낮추면 됩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 '적정 가격'이라는 절대적 개념은 없습니다.
우선 내놓아보고, 반응에 따라 맞춰가면 됩니다.
문제는, 저렴하게 팔려고 했다가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죠.
가격을 낮추기는 쉬워도 높이는 것은 어렵거든요.
그러니 고민이 된다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높은 가격으로 시작해봅시다.
BEP는 '내가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얼마나 팔아야 본전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사업을 계획할 때에 꼭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지요. 다른 사람에게 사업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반드시 포함해야 할 내용 중 하나입니다.
처음 들어보신다면, 어떤 이야기인지 감이 안오실텐데요,
작은 숫자로 예시를 하나 만들어볼게요.
예를 들어:
1개월 고정비용이 100만 원이고
제품 하나당 순이익이 2만 원이라면
최소 50개를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손익분기점의 기본적인 개념이며, 보통은 'BEP[비이피]'라고 부릅니다.
BEP를 정확히 계산해보는 것만으로도 무리한 창업 계획이나 비현실적인 매출 목표를 피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정량적인 숫자로 목표를 정해두면, 그 목표를 향한 전략을 고민할 수 있게 되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그저 즐겁게 작업하는 것과 예술가로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의 차이입니다. 모순적이게도, 경영 전략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을 때, 체계라는 것이 잡혀 있을 때, '그저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가격'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작가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현실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전략을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