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직 엄마 젊단다.
1. 우리 큰딸의 태명입니다.
2. 부끄럼은 타지만 한때는 개그우먼이 꿈이었습니다.
나는 칭찬에 인색하다.. 아이가 학교에서 상장을 받아와도 혹여 주변친구들에게 자랑한다 오해 살까 봐 얼른 가방에 넣으라는 말뿐 잘했다는 말 한마디 못한다. 내 자식 마음도 못 알아주고 얼어 죽을 주변 의식은...
그러곤 돌아서서 후회한다. 가지가지한다 진짜..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한심함을 인지한 후부터 가끔씩 의식적으로라도 칭찬을 하려 했다. 자주 칭찬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자연스러워지겠지...
'놀고 싶으면 자기 할 일 다 하고 맘 편히 놀아' 나는 이 말을 자주 한다. 할 일을 안 해도 애들은 맘 편히 논다~ 내 욕심이다. 나도 못하면서 잔소리는..
하루는 뭔가 퍼즐이 한 번에 딱 맞춰지듯 아이들이 각자 숙제, 자기 자리 정리.. 할 일을 다 끝냈고 덕분에 샤우팅 할 필요가 없는 여름이었지만 아주 개운한 날을 보냈었다.
그 기억을 되새김질하듯 꺼내어 학교 간 추석이에게 나답지 않은 톡을 보낸다. 아이도 내 톡을 보고 마음 따뜻해지길 기대하며..
하교 후 기다리던 답 톡이 왔다!! 두둥~
그렇다! 그냥 나답게 살아야 한다. 평소에 잘하자! 이런 거 쓰는 것도 힘들고 다시 읽으려니 와우~ 오글거린다. 그냥 엽떡 한통이면 끝날 일이었다!
2학년 추석이의 문자
우리 아이들은 나에게 존댓말을 쓴다. 아빠에게는 반말을 한다. (이 사람은 나보다 2살이나 많은데..)
우리 아이들은 아빠에게 말한다. 엄마한테 혼나기 전에 과자 그만 먹으라고...
(아빠가 가장인걸 모르는 게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은 아빠가 힘들게 일하고 들어와 핸드폰게임 고작 1시간 하는데 그런 아빠를 나에게 이른다..
"엄마~~ 아빠 19살 이상이 할 수 있는 게임 해요~"... 말없는 신랑은 나지막이 한마디 한다.
"나 40살 넘었는데.."
아빠가 야근도 많고 철야도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잔소리 안 하고, 화 안 내고, 늘 괜찮다고 하는 아빠가 좋을 것이다. 나 같아도 그럴 것이다.
그런 아빠에게는 절로 편지가 써지겠지.. 아이들은 아빠에게 편지를 자주 쓴다.
이럴 땐 살짝 서운하다. 일기나 편지에 꼭 뒤따르는 말이 있다.
"착한 아빠! 힘내세요"
부러워하는 내 맘을 알았는지 그날 밤 추석이가 톡을 보냈다.
덧붙이기]
추석아~ 해킹당했냐는 답글.. 어색해서 그랬던 거지? 하하하하
그리고 있잖아 네가 모르는 것 같아 이야기하는데~
엄마 아직 젊어~ 하하하하하~~ 듣고 있니?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