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딸이 생겼습니다!
1. 우리 집 강아지의 이름입니다.
2. 비숑프리제이고요 1살 때 우리 집에 왔고 3년이 흘렀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우리 집엔 늘~ 강아지가 있었다. 아빠는 지인들과 술 한잔 하시면 새끼강아지를 품에 안고 오셨다. 엄마 얼굴은 늘 어두웠고 나와 내 동생은 좋아서 방방 뛰었다.
한 번은 시험기간에 일부러 거실과 내방 사이 문지방에 엎드려 공부하고 있었다. 시험공부를 많이 못해서 걱정되는 맘에 이러고 있으면 잠이 들어도 가족 중 누군가는 날 깨워주겠지 싶은 계획이었다. 그러나 업고 가도 모를 만큼 꿀잠이 들었고 그 꿀잠을 깨운 건 다름 아닌 아주 작은 강아지였다. 내 얼굴을 핥고 있었고, 덕분에 잠이 확~ 달아나서 일어났다. 너무 이뻐서 시험공부고 뭐고 뒷전이다.
다세대 주택에 살던 우리는 새끼강아지가 성견이 되면 민원도 그렇고.. 뛰어놀 환경이 되는 시골집으로 보냈었다. 이별이 너무 슬퍼 다시는 키우지 말자 약속을 하지만, 정이 많은 아빠는 또 거절을 못하시고 강아지를 품에 안고 오셨었다. 우리는 웃지만 엄마는 웃지 않았다.
3년 전 일은 벌어졌다! 우리 엄마처럼 내가 웃지 않고 있다. 이제야 알겠다. 엄마가 왜 이 작고 이쁜 강아지를 보고도 웃지 않았었는지.. 난 우리 두 딸을 키우기도 벅차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오면 본인들이 키우겠다고 굳은 약속을 하지만 결국 강아지 케어하는 일이 내 몫인걸 알고 있다!
그동안 아이들의 떼씀에도 잘 버텨왔는데.. 뭔가 가족이 되려고 했었는지 갑자기 3군데에서 키우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거절 대신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데리고 와서 책임 못 지면 안 되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첫 번째, 동네엄마가 임보 중인 어미개가 새끼를 11마리 낳았는데 구경 갔다가 홀릭되었던 웰시코기 새끼.
두 번째, 사무실 직원의 권유. 길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임시보호 중(그 친구는 이미 두 마리 키우는 상황)
세 번째, 1년 3개월 정도 된 비숑. 지금 견주가 두 번째 주인임.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음...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 의견은 어때? 과연 우리가 키울 수 있을까?"
남편은 말한다.
"너만 OK 하면 될 거 같은데?"
그렇다! 두 딸과 아빠는 한 팀이었고, 나의 오더만이 남았다.
새끼들이 너무 예쁘고 눈에 아른거리는데... 새끼강아지나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오면 배변훈련, 접종 이 모든 게 내 몫이다. 그리고 웰시코기와 고양이는 예쁘지만 털 빠짐이 엄청나다. 이게 젤 두렵다.
이쯤 되면 답은 정해져 있다. 세 번째 비숑은 털 빠짐도 적은 견종이고, 배변훈련도 되어있고 또.. 또... 이유를 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뀐 그 아이가 신경 쓰이고 불쌍하다. 어쩌다 정착을 못했을까...
그렇게 설이와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반가워 설아^^
우리 집엔 무뚝뚝 첫째 언니와, 영혼이 맑은 둘째 언니가 있고,
말은 없지만 마음은 착한 아저씨가 한 명 있어(아빠라고 하자)
그리고 나는 성질은 욱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이제 너의 엄마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