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의 삶을 살고 싶은 한방이!
우리 한방이는 아가 때부터 떡봉 보다 크레파스를, 이야기 책보단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한방이가 소질이 있어 보여요 어머니~"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예쁘다고 하는데.. 난 칭찬을 해줘도 넙죽 받지를 못하는 어미다..
그렇다고 내가 폭풍칭찬을 하는 타입도 아니면서 말이다..
한방이가 1학년때 간식도 안 먹고 조용히 무언가를 그리고 있길래 대체 뭘 그리 열심히 하나 궁금해서 다가가보니 자기 얼굴이라며 자화상을 보여준다.
똑 단발의 모습과 뻗친 머리까지, 즐겨 입던 스마일티셔츠도 잊지 않았다.
대치동 키즈는 아니지만 우리 동네도 일찍이 진로를 향해 이것저것 도전하는 아이들이 많다.
나 역시 한때 미대에 대한 꿈이 있어서 혹시 우리 한방이도 나처럼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물었다.
"한방아~ 미술학원 다닐래?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채원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꿈을 키워보면 어떨.."
역시나 빠른 대답. 1초도 머뭇거림이 없다! 심지어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말했다. 명쾌하다!!
그래그래~ 잠시 엄마가 들떴지 모야~ 아하하하
행복하게만 자라다오~ 하하하~
"엄마 나 엄마가 보고 싶어서 발레 못하겠어요"
(엄만 아까부터 대기실.. 앞으로도 여기 있을 거잖니~)
키즈 수영장도 친구 따라 같이 등록을 했었다.
키즈 수영장은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아이가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난 정면만 응시할 뿐 아이와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표정이 심상치 않다. 역시나 수업 끝나고 시무룩하게 다가온다.
"엄마 수영을 하면 물속에서 숨을 못 쉬어서 수영 못하겠어요"
(물고기가 아닌 이상 사람은 누구나 물속에서 숨을 못 쉰단다. 그걸 배우러 온.. 건.. 데)
그래그래^^ 엄마 노후자금 마련하라고.. 깊은 뜻이 있었던 거지~
배움이 싫었던 게 아니지? 고맙다 한방아~ 언젠가 너의 꿈이 생기면 꾸준히.. 됐다~ 행복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