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하기 때문에 [#54]
길을 걷거나, 지하철 안,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있게 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칠 때가 있다.
바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사과할 줄 모르는 무개념의 사람들...
피해를 입는 사람을 보게 되거나
피해자가 내가 되는 날에는 화가 단전부터 머리까지 빠르게 솟구친다.
이성적인 판단력과 내 안에 숨어 있던 짐승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머릿속은 시끄러워진다.
그런데 정작 무개념의 사람들은 타인의 마음에 '화'라는 때를 묻히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본인 외 다른 사람의 마음 따윈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런 사람을 본의 아니게 만나게 되면
가능한 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먼지처럼 들러붙어있는 탁한 화를 탁탁 털어 내거나
얼룩지지 않게 일부러라도 기분을 씻어 내야 한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다른 기분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워도 지워도 때는 수시로 묻어난다.
조금만 방치해 놓아도 얼룩이 지독하게 남는다.
이제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세탁의 기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