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내일은 둘레길 걸어볼까요?"
"아니야 내일 어디갈거야"
"어디가시는데?"
"나 다니는 병원있어"
이 경우 현재 금지어로 통하는 '셋째'랑 한의원에 가시는 거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아부지는 '나 아직도 내 결정권은 있다'라는 표현이고, 누군가가 나를 데리러오고 내가 가고싶은 병윈에 간다는 '자긍심'을 표현하는 의미이다.
나도 늬들 몰래 만나러 갈 누군가가 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셋째에게 이사 상황을 알려주지않았다. 모친도 당장은 현관문 설명이 안되고 아부지는 집문을 열어주지도 못하신다.4x동1x03호 04xxx2 주차등록은 못해줌. 서로 마주치지않게 다니고.
잠깐의 산책 후 현관에 서서 신발을 벗어들고 "이거 어디다두냐"라고 묻는 아부지를 보게되니,
아부지의 기다림이 길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됐다.
'문자를 보낸 건 나 혼자의 결정이고 마주침은 너의 운이다'라는 맘으로 셋째에게 문자를 던져줬다.
그런데, 손톱을 깎는 아부지를 보니 괜히 그랬나 싶어지기도 했다. 내가 관여하지않아도 돌아갈 일을 괜히 건드렸나?
나 이런사람이야~ 나 어디갈거다~
주택에서의 행동반경과 아파트에서의 그것이 너무 큰 차이라서 습관적으로 계단을 내려가려하신다.
오밤중에 벽의 빛이나길래 집 문을열어봤다고 하셔서 공유기 빛으로 생긴거니까 문열지마시라고 당부드렸다.
갈수록 유별나게 어무니를 찾고 가까이에서만 서성이신다. 치매의 집착이 생기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오늘은
단골 이발소를 다녀오시더니
"경희대가 어디냐? 거기서 치매가 나은 사람이 있단다." 라고 하셨다.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에 예약을 넣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당신이 희망을 붙잡아 오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