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받을 수 있는 빵이 한 봉지 있다는 걸 남동생이 귀띔을 해줬다.
“아버지한테 그 빵 한 봉지를 받아서 누나가 먹으면 돼~”라고 속삭였다.
의심 없이 나는 받아들였고 그 빵 한 봉지는 순조롭게 손에 들어왔다.
그날... 남동생은
“이 빵 한 봉지는 어무니 것이다.”라고 단정 지으며 손대지 말라고 단톡에 공유를 했다.
둘째는 "OO가 찾아낸 빵이잖아 엄마가 가져도 되는 빵이고 ~"라고 일갈했다.
나는 “그.., 런... 가?” 하고 판단이 흐려졌다.
되돌아보니 그 당시에 나는 미련하게도 그들의 의리를 기대하고 있었구나.....
그 후로
그 빵 한 봉지는 제자리를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남동생이 눈독을 들였고, 빵 한 개쯤은 권리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왔다.
((... 중간과정은 내 추측만 가능하다.,.))
나는 알지 못하는 그들끼리의 무언가가 있은 이후부터 둘째마저도 자기 몫을 주장하며 남동생 편을 드는 상황이 왔다..
그 빵 한 봉지를 나누는데 따른 책임만 내 몫이고, 그들은 권리 주장을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 빵 한 봉지를 어무니에게 박제시켰고 그렇게 내 책임을 소멸시켰다.
희한하게도... 빵을 받은 어무니는 보관할 곳이 없다고 내게 화를 냈고 나쁜 x이라는 막말을 해댔다.
곱씹어보면...
나는 받지 않아도 될 빵 한 봉지를 남동생의 잔꾀로 받는 중간보관의 책임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그 빵을. 어무니에게 박제시킨 것은 떠넘김이 아니라, 정확한 정리였다.
이 빵 한 봉지는
더 이상 내 자리에 둘 수 없는 빵이었고,
누군가는 책임 위치를 분명히 해야 했다.
결론은,
나는 나쁜 x이 됐지만, 어무니가 정신이 또렷해지면 오히려 내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고
남동생과 둘째의 속내를 알아버린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치매부친의 빵 창고를 남동생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어찌 됐든 어무니 상태가 또렷해졌냐고?
어무니의 빵을 나눠먹으려는 남동생과 둘째에게 둘러싸여 있으며... 나는 버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