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그가 내게 미친 영향

5-1. 나의 꿈

by 이랑Yirang

입덕했을 당시 그 시절의 나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2020년은 전염병 때문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였을 것이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도전의 실패와 관계 단절이 겹치며 심적으로 깊이 지쳐 있었고, 그때 내가 붙잡은 건 학업과 내면 탐색뿐이었다. 그런 시기에, 자연스레 나는 마크를 만나게 되었다. 급격하게 빠졌다가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내 세계로 스며들었다.



아마 대부분의 팬들에게 그가 건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를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의 가사 한 줄, 말 한 마디에 큰 위로와 감동을 받고 힘든 상황에서는 힘을 내고, 도전하는 상황에서는 용기를 갖고 나아갈 것이다. 나 역시도 그를 응원하는 지난 5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힘든 상황도, 용기가 필요한 순간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전부 그의 영향을 받았다.



입덕 초반에 나를 사로잡은 건 크게 세 가지였다. 위로, 웃음, 존경.

그의 음악은 지쳐 있던 나를 수없이 울리고 또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눈물보다 훨씬 더 많은 건 웃음이었다. 매일같이 콘텐츠와 라이브를 보며 깔깔 웃었고, 열 번을 다시 보면 열 번 다 웃을 만큼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리고 가장 강렬하고 나를 오래도록 붙잡은 것은 그의 가치관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알게 되며 품게 된 존경이었다.



그를 존경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그의 태도와 삶이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겹쳐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일에 대한 열정. 그에게는 언제나 끓어오르는 열정이 있었다. 그가 보여주는 에너지는 언제나 나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그는 매 순간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처럼 최선을 다했고, 무엇보다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나 역시 욕심 많은 사람이라 그의 자부심과 집념이 더욱 크게 와닿았다. 그래서 그의 음악과 말이 내게는 특별한 유대감으로 이어졌다. 입덕 초반의 나는 아직 진로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아는 그의 태도가 더욱 단단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둘째, 멈추지 않는 성장. 그는 늘 성장했다. 연차가 쌓여도 쉽게 안주하지 않았고, 춤이든 노래든 랩이든 과거와 비교하면 분명한 성장의 흔적이 남았다. 그 성장의 영역은 결코 제한적이지 않았다. 일뿐 아니라 더 성숙한 자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는 모습은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인터뷰를 읽을 때면 한 글자 한 글자에 집중했는데, 생각의 변화와 성장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같은 깊고 무거운 과제 뿐만 아니라, 한국어나 셀카 실력처럼 일상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꾸준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노력은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태도이자 습관이란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달으려는 그의 태도는 소중했고, 나에게는 부스터처럼 작용했다. 이미 많은 걸 이뤘음에도 늘 배우고 발전하는 자세, 더 성숙한 자아를 만들려는 노력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끌어올렸다.



셋째, 긍정과 다정함. 힘든 순간에도 불평 대신 달과 별을 바라보며 미소 지을 줄 아는 태도,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강한 마음은 나의 이상이었다.


"니체는 몽테뉴가 정말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명랑함을 지녔다고 썼다. 그것은 자신이 보고 싸워야 할 고통과 괴물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거짓된 명랑함이 아니라 자신이 싸워 온 모든 괴물에게 승리한 신의 명랑함이었다. 다시 말해 몽테뉴는 인간이나 삶에 대해 잘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인간과 삶이 얼마나 우리를 위협하고 미치게 만들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그것들을 사랑했다."


책을 읽다가 위 부분을 읽자마자 나는 마크가 떠올랐다. 그에게도 그 “명랑함”이 있다. 거칠고 힘든 세상에서도 다정하고 따뜻하기를 선택했고, 늘 어려운 고민과 어려운 선택을 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과 아끼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만의 길을 걷는다. 마크를 보며 나는 처음으로 부드러움이 강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다정하고 부드럽고 명랑한 성질은 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그는 단순한 우상이 아니라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였다. 나는 그의 강인한 존재감에 의지했다. 한 해외 드라마에서 "Your strength is my safety net."이라는 대사를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떠오른 사람도 바로 그였다. 처음 입덕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는 단 한순간도 내 버팀목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특히 내가 ‘강함’에 집착했던 시기에 그의 존재는 더 크게 다가왔다. 3년 동안 정신적으로 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강해져야만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보여준 단단함은 내 정신적 안전기지가 되어주었다.


덕질은 나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그것은 그 대상과 팬들만이 공유하는 세계 안으로 들어가 기어코 내 인생의 일부가 되는 일이다. 상대가 강할수록, 그 세계는 더 단단한 요새가 된다. 내가 겪은 힘듦과 똑같은 길을 걷지는 않았더라도, 그가 이를 이겨내는 방식을 담은 노래를 들으며 깊은 연결감을 느꼈고, 덕분에 이 어둠에도 끝이 있으리라는 확신을 더 강하게 품게 되었다. 일상에서 불안하고 자신감 없을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를 찾았다. 무언가에 도전해야 하는데 용기가 나지 않을 때에도,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마치 높은 곳에서 리프트를 탈 때 발밑의 그물망을 확인하며 안도하는 것처럼, 그의 존재는 내게 언제든 떨어져도 받쳐줄 안전망이었다. 그 사실을 되새길 때마다 두려움은 눈 녹듯 사라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강인함과 단단함이 단순히 내게 버팀목이 된 것을 넘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그려주었다는 점이다. 나는 그를 통해 강하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거나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것임을 배웠다. 그의 존재가 내 안으로 스며들어, 나 역시 그런 사람이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된 것이다.


이처럼 위로, 웃음, 존경, 열정, 발전, 다정함, 그리고 강인함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나는 그의 삶과 태도, 존재 자체를 오래도록 붙잡을 수 있었다. 덕질만이 가진 특별한 힘은 단순히 존경과 동경을 느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배우려는 마음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단순한 동경하는 대상을 넘어, 내가 닮아가고 싶은 이상향, 곧 나의 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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