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가체프 May 25. 2015

다시 새로운 일을 찾는다면?

다분히 주관적으로, 재미삼아 해본 직업 찾기

책장을 보다가 우연히 직업카드에 눈이 갔다. 작년 이맘때쯤 특별한 이유로 소유하게 된 카드였다. 직업카드는 진로의사결정을 위해 사용하는 카드로, 내가 소유한 직업카드는 총 100개의 직업으로 구성되어 있다(시중에 판매되는 직업카드는 직업의 종류와 갯수가 각기 다르다). 각 카드에는 직업명, 그 직업의 하는 일, 요구되는 능력과 지식, 성격 등이 간략하게 적혀있다. 보통은 하고 싶은 일(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을 게임으로 진행할 때 사용하며, 기타 다양한 주제로 여러 가지 게임을 해볼 수 있다. 


사실 직업카드를 갖고는 있었지만, 내가 주인공이 되어 직업카드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그러다 오늘은 "다시 새로운 일을 찾는다면?" 이란 주제로 직업카드를 분류해보기로 하고, 총 100장의 카드를 펼쳤다.  


전체 100의 직업.

'십대를 위한 직업카드(꿈결)'의 본 카드 전체 100장

게임은 내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직업을 제외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재밌진 않다. 단, 직업카드는 게임 진행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참여도에 따라 꽤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다. 난 혼자 했으므로, 재미는 패스. 그렇다고 아주 엄격한 기준에 따라 한 것도 아니다. 재미삼아 했음을 양해 바람!)


[1단계] 흥미와 적성 모든 면에서 나와는 거리가 먼 직업을 제일 먼저 제외했다.

난 전형적인 문과생. 공학쪽 전공지식이 필요한 직업은 첫번째로 바이바이. 

[1단계]  흥미와 적성 모든 면에서 제외된 공학 분야 직업들


[2단계] 재능이 없어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을 두번째로 제외했다.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해보고 싶은 직업(사진작가, 영화감독, 작곡가, 배우, 방송연출가)은 있으나, 예술적 재능이 없는 성인이 도전할  있는 직업들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직업들도 내겐 재능이 없다.


[2단계] 재능이 없어 제외한 직업들

[3단계] 이제와 다시 공부를 하기 힘들 것 같은 직업들은 제외했다.

의료 보건 분야 직업들은 대부분 면허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대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뒤늦게 한의대에 들어갔다는 용기있는 직장인을 본 적은 있지만, 나는 그렇게는 못한다. 또 판사, 검사, 변호사, 변리사 역시 많은 사람들의 선망직업 중 하나지만(명예와 고연봉 등의 이유로), 이제와 다시 학생이 될 수는 없는 노릇. 이 직업들 역시 30대 중반의 나이에 도전하기는 힘들어 만약 원한다면 다음 생을 기약해야 할 듯 싶다.

[3단계] 다시 공부하기는 힘들어 제외한 직업들

[4단계] 하나로 묶을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로 할 수 없는 직업들을 제외했다. 

성직자, 국회의원, 직업군인은 원치 않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냥 불가능하다. 신체적 강인함이 요구되는 운동선수나, 경호원, 스포츠트레이너 역시 절대 불가. 컴퓨터도 못고치는 내가 정비기술로 밥먹고 살기는 어려우며, 항공승무원도 나이, 체력, 몸매(?), 직무능력 등 다방면에서 불가능하다. 나머지도 내 흥미 분야가 아니거나(동물사육사),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유치원교사) 제외.

[4단계] 여러가지 이유로 제외된 직업들

[5단계] 그간의 커리어를 고려했을 때 전혀 불가능하지 않고 관심도 조금 있지만, 각종 이유로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4개 그룹의 직업들을 제외했다. 

먼저 외환딜러, 국제공무원, 통역사, 국제회의기획자처럼 영어가 발목을 잡는 직업들, 행정공무원, 소방관, 외교관 등처럼 공무원시험 같은 채용시험을 치러야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직업들을 제외했다. 또 법무사, 관세사, 보험계리사, 회계사처럼 전공을 살리면 아예 불가능하지 않고 근로조건도 어느 정도 괜찮은 직업이지만, 자격증 취득까지 도전할 정도는 아니어서 제외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든 하면 실제 취업 가능성도 있고 기회만 된다면 하고 싶은 수준이기는 하나, 딱히 끌리지는 않는 직업들이어서 제외(방송작가, 기자 등).



그러고나니, 남은 직업은 총 8개 직업으로 압축됐다. 취업 성공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고, 하고 싶기도 한 직업들이 남았다. 물론 조금씩 더 채우고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많지만,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한다면 이 안에서 답을 찾게 될 것 같다. 총 100개 중 8개. 사실 이 중에서도 몇 개는 아리까리 해서 뺄까말까 고민한 직업들이 있는데, 그렇게치면 가능한 직업은 서너개. 성인이 되어 직업을 바꾸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성인이 되어 직업을 바꿀 때는 크게 두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그간의 경력과 유사한 분야로 가는 길, 또 하나는 아예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길. 이때 후자처럼 이전의 경력을 버리고 갈 때는 새로 교육을 받거나 직업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단순업무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고용안정성이나 보수면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새로 뭔가를 공부하자니, 밥벌이를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하기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도 힘든 현실에 맞딱드리기 쉽다. 그만큼 성인이 되어 가던 길을 되돌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태 걸어왔으니 돌아갈 길이 멀어진 건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이 너무 지겹고 싫고 힘들게 느껴지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비전이 없고 정말 이건 아니라고 여겨져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면, 그 일은 더욱더 "아무 일"이나 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정말 자신이 절실하게 원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상당하는 것이다. 또 원하는 일을 알고 있어도(그게 항상 바랬던 꿈이라도) 대부분은 현실에 압도되어 현재 사정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은 현재의 일, 현재의 직장을 유지하게 된다. 역시나 내가 뭘 원하지는 모른다는 건 인생에 있어 유죄가 분명하다.)


cf) 위에서   ""   용으로 사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직업카드에 있는 100개 직업만으로 성인의 이직이나 전직을 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직업카드는 특정 분야를 대표하는 직업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이나 훈련 없이는 성인의 경우 직업전환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서두에도 말했지만 재미삼아 했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길. 다만, 직업을 선택할 때 이처럼 이유를 찾고 대안을 평가하는 진로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도, 답은 내안에 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