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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칼럼니스트 Jun 18. 2020

불통을 경계하라, 당신의 소통지수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꼰대가 되고 싶은가?



A팀장은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자신의 판단이 부하직원보다 늘 옳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거나 무시하고 독자적 판단과 지시로 팀을 이끌어간다. 어쩌다 누군가 다른 의견을 내기라도 하면 타박하기 일쑤다. 팀은 성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독불장군식으로 팀을 끌어가는 팀장에 대한 불만이 크다.

 

B팀장은 영향력 있는 상사나 자신이 필요한 사람에겐 먼저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형식적이거나 무뚝뚝한 편이다. 게다가 팀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이들의 고충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은 상황이면 과하게 역정을 내기도 한다. 이런 팀장의 모습에 팀원들은 내심 ‘위선’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C팀장은 팀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지만 늘 자신만의 확실한 결론이 있다. 자기주장이 지나치게 강하고 한번 낸 자기 의견에 집착한다. 팀장과 다른 의견이 채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팀원들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주저한다. 새로운 의견이나 아이디어는 사장되기 쉽다. 표현에 대한 체념이 일상화된 팀의 분위기는 밝지 않다. 


첫째 사례는 경험이 많은 상급자가 늘 자기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아예 팀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 전형적인 독재적 리더십이다. 두 번째 사례는 상대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이중적인 유형이다. 위로는 귀가 열려 있지만 팀원들과는 거리감이 있다. 세 번째 사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있지만 형식적이다. 자신의 프레임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확증편향 모습이다.


모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불통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에게 직원들이 진정으로 따를 리 없다. 세 팀장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자신의 불통을 잘 모르거나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도 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기도 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경시하기도 한다. 


직원들이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 리더는 언젠가 추락하게 되어 있음을 숱한 사례는 증명하고 있다. 소통이 중요하다.    


1980년 경쟁전략, 2011년 CSR(Creative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이란 개념을 제시하며 경영학의 그루로 우뚝 선 마이클 포터는 근래 들어 ‘협업(Collaboration)’이란 키워드를 새롭게 제시한 바 있다. 『경쟁전략』이란 저서를 통해 경쟁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고 경쟁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했던 그가 지금과 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선 ‘협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봤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대한상의가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그 조사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1위에 ‘소통과 협력’을 갖춘 사람이 나왔는데 이는 2위인 ‘전문성’을 앞지른 것으로 바뀐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이다. 최근 여러 기업이 직급체제 개편과 동등한 호칭체계 도입 등 수평적 조직구조로 변화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사내 협력과 소통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협력 또는 협업이 중요해진 시대에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소통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경험상 전문성은 있으나 불통인 사람과는 협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반대로 소통이 잘되는 사람과는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음도 안다. 그래서 기업은 소통을 잘하고 협업능력을 갖춘 사람을 최고의 인재상으로 보는 것이다. 


소통을 잘하면 상사나 동료를 비롯한 주변 사람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 이는 직장인에게 최고의 찬사다. 소통을 잘하면 좋은 사람들과 긍정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것도 후배를 만나는 것도 소통의 결과다. 고객은 물론이고 다른 부서의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나 업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소통의 결과다. 그래서 소통은 일과 업의 핵심이고 나아가 삶의 핵심인 것이다. 


그런데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의외로 많다. 소통을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온전치 못하거나 편향적인 소통인 경우도 많다. 앞서 예와 같이 스스로가 소통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착각하는 것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직급이 높을수록 그러하며 경직된 조직일수록 그렇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데도 애써 이를 무시하려 들기도 한다. 때로는 자유로운 소통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서로 힘들고 일하기 어렵다. 고속도로가 꽉 막혀 있으면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동맥경화에 걸린 혈관과 같다. 혈관이 막히면 쓰러지는 것과 같이 개인도 조직도 소통이 원활치 못하면 결국엔 고립되고 무너진다. 그래서 소통을 위한 노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소통은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작되지만 상대방 관점에서 이해하고 공감해주려는 노력을 통해 완성된다. 적당히 들어주며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소통을 잘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이해와 공감의 단계까지 가는 것이야말로 소통의 완성형이다. 


소통이 안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로 남의 얘기를 잘 안 듣는 것이다. 앞서 예처럼 자기 얘기만을 늘어놓고 상대방의 얘기엔 관심을 두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우이다. 자기주장이 옳다는 착각 속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쌍방향 소통이 될 리 만무하다. 직위가 높을수록 이러한 아집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불통은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둘째치고 구성원의 마음과 창의를 갉아먹는다.


두 번째로는 대화나 미팅 중에 핀잔이나 질타를 하는 비난형이다. 우리 주변엔 남의 의견이나 얘기에 핀잔하거나 비난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는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 누구든 절대 선이 아닌 이상 ‘틀림이 아니고 다름’일진대 이를 참아내지 못하는 고약한 습성이다. 이 또한 상사일수록 힘이 셀수록 때로는 가까울수록 조심해야 할 나쁜 습성이다.


세 번째로는 듣되, 건성으로 듣는 유형이다. 어찌 보면 가장 많은 사람이 여기에 해당할지 모르겠다. 귀는 열었는데 경청하지 않는 것이다. 듣는 형식만 갖췄지 그 내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형식쟁이’들이다. 관계의 출발은 진심이 깃든 경청에서 시작된다. 연인도 고객도 지지자를 만드는 것도 경청이 출발점이다. 


마지막으로 소통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이해와 공감이다. 이는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품격이 부족하고 수련이 덜되어 있기에 이를 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해하고 공감해주려는 노력만으로 상대에게 전달이 된다. 그러면 서로 나누기 편하며 조율하기 쉽다. 갈등을 줄이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시너지를 낸다. 


사람들은 어떤 형태이든 표현하기를 원하고 공감받기를 원한다. 소통의 완성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역지사지라고 상대방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소통이다. 


공자는 제자인 사마우와 仁에 대한 문답을 통해 따지기 좋아하는 사마우에게 말부터 함부로 하는 습관을 고치라 하면서 듣는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얘기하는 것을 대화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았는데 소통의 중요한 핵심인 ‘상대방 관점’을 정확히 짚은 내용이다.


카네기 또한 그의 저서 『인간관계론』에서 소통을 잘하려면 가장 첫째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라’고 했다. 고집이 세고 불통인 사람들,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새겨 들여야 할 내용이다. 특히 조직을 꾸려가는 리더일수록 나만 옳다는 신념에서 벗어나야 하고 부하직원으로부터도 충분히 배울 게 있다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함이다.     


살다가 불통(不通)인 사람을 간혹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직장에서 업무를 주고받는 상사라면 실로 피곤하다. 상사는 매일같이 직장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사와의 불통은 때로는 이직의 사유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Job Korea가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직장인의 92%가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상사와 나의 의견이 다를 때가 60.4%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상사와의 소통이 어려운 것이다. 


상사와 소통이 어렵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안타깝지만 상사가 먼저 변할 리 없으니 내가 변해야 한다. 꼭 상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불통으로 고민한다면 나의 변화가 우선이다. 내가 변해야 상대방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또 상대방에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변화하는 것이 빠르고 쉽고 편하다.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변화는 나의 성장의 길에 놓인 도전(Challenge)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소통하기 어렵고 성찰이 부재한 사람은 성장하지 못하며 존중받지 못한다. 그래서 불통을 경계하며 스스로 성찰하고 다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로 인해 주변이 윤기 있는가 아니면 불편하거나 경직되는가. 아침에 일찍 출근하여 자신만의 성찰의 시간을 갖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긍정적인 습관 형성이 소통으로의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다. 소통은 노력을 통해 훨씬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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