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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칼럼니스트 Jul 02. 2020

역량을 만들어 내는 작은 습관

귀찮은 것을 참아내는작은 습관의 힘으로 큰 성공 만들기


타고난 성격이나 기질을 고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습관은 다르다. 고치거나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좋은 습관으로 직장에서 역량을 끌어 올릴 수 있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습관을 얘기하는 이유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습관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어떤 일이든지 하게 만든다”고 했다. 습관이 삶에서 그만큼 중요하며 좋은 습관은 미래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타고난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습관은 그렇지 않기에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도전할 가치가 있다. 직장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거창한 습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의 경험과 고백을 보자.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 조금씩 시도한 아주 작은 일들이 나를 바꾸었다.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일이라도 몇 년 동안 꾸준히 해나가면 정말로 놀랄만한 결과가 나타난다.” 고등학교 때 촉망받던 야구선수였던 그는 연습 도중 날아든 야구 방망이에 얼굴을 맞아 얼굴 뼈가 30조각이 나는 끔찍한 사고를 당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대학에 입학해 재활하며 다시 야구선수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몸이 예전으로 회복되지 않아 절망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가 들이기 시작한 두 가지 습관은 그를 절망에서 빠져나오게 했고 삶에 자신감을 부여했다. 자신감을 회복한 제임스 클리어는 거듭난 삶으로 사고 6년 후 마침내 대학 최고 선수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제임스 클리어가 들인 습관은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첫째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수면 습관이었고 둘째는 방을 깨끗이 치우고 정리하는 것이었다. 좀 황당해 보이는 작은 습관들이지만 그에게 ‘스스로 인생을 관리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그것은 삶의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하며 이는 이후 있을 커다란 변화의 시작이었다. 


직장에서 역량을 만들어 내는 귀한 습관도 무언가를 통째로 바꿔야 할 하기 힘든 것이 아니다. 제임스 클리어의 예처럼 자그마한 것에서 좋은 습관을 갖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고 하지 않던가. 꾸준히 반복해서 하다 보면 눈덩이를 굴리는 것처럼 확대 재생산된다. 작은 성공의 자신감은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에서 갖추기 쉬우면서 효과가 있는 습관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정리, 메모, 성찰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이 세 가지는 누구나 마음먹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자기계발이나 학습 등은 별도로 논하기로 하자.     


먼저 정리다. “정리 잘하는 직원이 일 잘하는 직원이다.” 최근 『정리의 스킬』이란 책을 낸 유영택 작가의 얘기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직장에서 보면 책상 정리가 잘되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우리는 경험상 전자에 신뢰를 주고 후자는 미덥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다. 책상 정리가 안 되는 것은 그 사람의 특성을 대표하는 행태의 하나이다. 그것은 좋지 못한 습관이기 때문이다. 다른 일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루에 20분이면 충분하다. 아침에 10분, 퇴근 전에 10분이다. 퇴근 전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정리한다. 책상, 서랍, 서랍장이 대상인데 서류나 파일은 그때그때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좋은 자료나 정보는 에버노트나 네이버 keep 같은 앱을 활용하여 수시로 정리해 놓자. 아침엔 마음의 정리다. 어제 한 일과 그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짚어본다. 이때 메모와 성찰도 병행하면 더 좋다.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정리는 간단한 일이다. 귀찮아서 하지 않을 뿐이지, 어렵지도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유영택 작가는 말한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은 없다. 정리를 안 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정리는 업무의 효율을 높여줌과 동시에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도 준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메모다. 메모를 하면 일을 명확하게 진행할 수 있고, 생각을 정돈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메모의 재발견』이란 책으로 유명한 사이코 다카시의 얘기를 보자. “성공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사소한 깨달음과 생각들을 쌓아가는 것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최고의 수단은 메모다.” 메모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먼저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일과가 시작되기 전에 그날그날 메모(리스트업)하는 것이다. 메모하면 일의 순서와 방법이 어느 정도 정리된다. 업무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메모를 보며 점검하고 성찰하다 보면 놓치는 일도 없고 업무가 보다 정교해 진다.


또한, 유용한 정보나 좋은 자료, 떠오른 생각들을 머릿속으로만 두지 않고 메모하거나 저장해놓아야 한다. 이런 습관이야말로 새로운 지식과 창의의 원천이 된다. 이를 머릿속에 담아두면 얼마 가지 않아 망각하게 되며 나중에 찾기도 어렵다. 그런 경험이 얼마나 많던가. 우리 두뇌를 너무 신뢰하지 말자.


필자가 아는 어느 대기업의 CEO는 메모광이다. 언제가 결혼식장에서 그 CEO와 같은 테이블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적이 있다. 그분은 결혼식 와중에 수시로 수첩을 꺼내 뭔가를 메모했다. 무엇을 메모하는지 물었더니 순간 떠오른 생각이 있어 적었다는 것이다. 조그만 그 수첩은 깨알 같은 글씨로 가득했다. 그분은 혁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마케팅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였다. 이후 10년 넘게 대기업의 CEO를 역임하고 있다. 메모의 습관은 그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했을 것이다. 


디지털시대에 웬 아날로그형 메모라고 얘기할지 모르겠다. 메모는 자기만의 노트나 수첩이어도 좋고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도 된다. 앱은 매우 편리한 도구다. 메모한 내용을 수시로 보다 보면 새롭거나 좋은 생각들이 덧붙여진다. 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정리하는데도 아주 긴요하다. 


세 번째 성찰이다. 성찰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한 일을 깊이 되돌아보는 일’이다. 어제 한 일들을 생각해보면 온전치 않은 일들이 있을 수 있다.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 일들이 있다. 일과 업을 구성하는 ‘문자’와 ‘언어’와 ‘행동’과 ‘시간’을 제대로 했는지 매일같이 스스로 살펴보는 것이다.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로 유명한 파스칼은 “사람은 두 부류가 있는데 스스로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의인과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이다”며 성찰과 겸손의 중요성을 동시에 일깨워줬다. 성찰이 없는 사람에겐 자신을 비춰주는 거울이 없다. 그러니 제대로 된 자기 모습이 무엇인지 알 리 없다. 주변과 동반자로부터 외면받기 쉽다. 


성찰은 나의 잘못을 되돌아볼 시각을 제공하고 그만큼 나를 겸손하게 한다. 반면, 성찰이 없으면 오만해지기 쉽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없다. 사람은 성찰을 통해서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성찰의 습관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성찰도 습관화할 수 있다. 이른 아침이나 자기 전 10분만 내어 고요히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 가능한 이른 아침을 추천한다. 되돌아보고 깨닫고 또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매일 습관화된 성찰의 시간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필자가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것을 거듭 강조하는 것은 이른 아침은 성찰과 함께 정리와 메모의 습관화를 위한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습관들을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매일 반복하여 실행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습관화다. 좋은 것을 알고 깨달은 것으로 그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를 계속해서 실천하는 행함이 있어야 한다. 삶의 루틴에 좋은 습관을 얹어야 한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방법을 몰라 못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실행하지 않거나 몇 번 하다 말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습관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작심삼일인 것이다. 


컨설팅 아이템 중 ‘실행역량 강화’란 것이 있다. 일(업무)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고는 있되 이를 실행에 잘 옮기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 컨설팅 기법이다. 이 컨설팅은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꾸준한 실행을 도와준다. 


핵심은 매일 실천할 행동 목표를 정한 다음, 이의 실행 내용을 기록하고 제대로 했는지 점검(성찰)하는 것이다. 업무는 작은 조직 단위로 여러 사람과 함께 점검하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스스로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며 점검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은 욕구와 함께 동기부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앞서 제임스 클리어의 예처럼 자신을 통제할 능력과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실행은 더욱 습관화된다. 이렇듯 정리, 메모, 성찰의 습관화는 실행의 습관화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체인과 같다.


습관을 들이려면 처음에는 힘이 들지만 일단 자리 잡고 나면 매일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런 일상이 된다. 직장이든 삶이든 좋은 습관을 하나도 만들지 못하면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곰곰이 나의 습관을 성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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