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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의 화가 Yisemoon Nov 03. 2017

산을 사랑하는 고양이


안녕!

나는 산을 사랑하는 고양이야.


고양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을 정복하기 위해 한창 등반 중이고

지금은 텐트 안에서 이 편지를 쓰면서 잠시 쉬고 있어.


인간 세계의 인간들이 고양이 세계의 고양이들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얘기는 전해 들었어.

무슨 얘기를 써야 할지 고민해 봤는데 역시 고양이 세계의 산에 관해서 쓰는 게 좋겠어.


고양이 세계에도 인간 세계처럼 다양한 산이 있어.

낮은 산도 있고 높은 산도 있고 뾰족 산도 있고 둥근 산도 있지.

눈 덮인 하얀 산도 있고 나무들이 가득한 초록산도 있어.


지금 나는 눈 덮인 하얀 산, 그중에서도 제일 높고 험준하기로 소문난 산에 오르는 중이야.

고양이 세계 북쪽 끝에 있는 '푸른 고양이 산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야.

정상에 도착하면 내 얼굴이 그려진 커다란 깃발도 꽂고 

눈 한 덩이 뭉쳐서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내려와야지. 


아! 고양이 세계의 눈과 얼음은 차갑지 않아.

고양이 세계의 겨울은 춥지 않거든.

겨울이 되면 인간 세계처럼 눈도 내리지만 고양이 세계의 눈은 녹지 않아.

손으로 만져보면 차가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다지 차갑지 않고,

뭉쳐서 주머니에 넣어두어도 녹지 않지.

봄이 오기 시작하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인간 세계의 눈처럼 따뜻한 날씨 때문에 녹는 것은 아니야.

그저 사라질 뿐.

인간 세계의 언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고양이 세계의 겨울은 춥지 않아.

물론 추운 지방도 있지만 말이야.


이번 등반을 마치고 나면 조금 쉬었다가 고양이 세계 남쪽 끝에 있는

'초록 고양이 산맥'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야.

초록 고양이 산맥에는 신기한 식물들과 나무, 맛 좋은 나무 열매들이 무척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벌써 기대돼!


인간 세계의 산에도 언젠가 한번 올라보고 싶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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