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념> 리뷰
책 제목을 보면 내용이 상상이 간다. 요즘 사람들이 뭔가 하나를 진득이 파고들지 못한다,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한 가지 일에 전념할 수 있을까 하는...
이 책은 내용은 쉬운데 설명이 복잡하다. 단어가 입에 붙지 않고 문장이 술술 읽히지 않는다. 글 구조에 문제 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내가 쉬운 말로 바꿔서 풀어보겠다. 다는 아니고, 일부 중요하다고 생각한 내용들만 뽑아서 내 입맛에 맞게 써보려 한다.
하나를 선택해서 오랫동안 파고들었는데 어느 날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봐’하는 생각이 든다면 참으로 괴로울 것이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아예 선택하길 꺼린다. 내가 하는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면 어떡하지? 이 선택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어...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고 집착하기보다는, 내가 한 선택이 올바른 것이 되도록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선택에 대한 부담감은 내려놔도 좋다.
선택을 잘하기 위한 팁 중에 내 맘에 쏙 드는 것이 있다. 바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며 내가 어떠한 삶에 감동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들이 내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나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해서일 거다. 이로써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을 때 그 사람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본다. 그 사람이 내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이 방법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예인들이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것, 작곡가들이 모든 사람이 공감할만한 노래를 쓰려고 애쓰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뭔가에 속하면 다른 데서는 배척당할까 봐 모호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보편적인 사랑을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애매한 사람보다는 실체가 분명한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나 같은 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
사실 어떤 특정한 것에서 보편성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가령 힙합은 가수와 연관된 특정 장소, 특정 인물에 대해서 노래하지만 전 세계 리스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음악은 구체적일수록 감정 전달력이 뛰어나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신은 특정 시대에 특정 공동체에 속한 특정 예언자를 통해 전 세계에 그의 계획을 알렸다. 이것을 ‘특정성의 스캔들’이라고 부른다. (스캔들이라고 하는 이유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매우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사람들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좀 우스꽝스럽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은 즐겁다. 인생의 어느 시점까지는 정말 끝내준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 주는 보상은 갈수록 줄어든다. 그때면 한 곳에 정착해서 깊이를 추구할 때다. 깊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즐거움. 깊이가 곧 궁극적인 새로움이다.
그리고 어떤 일에 더 깊이 집중할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빛나는 것을 쫓는 대신 자기 스스로 빛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연예인을 생각해보라.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방송도 하는 연예인치고는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떠올리기 힘들다. 여기저기 얼굴을 내비쳐서 얻는 인기는 넓을 수는 있으나 얕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 가지를 끝장나게 잘하는 연예인은 열광정인 팬덤을 가질 수 있다. 인기의 강도가 다른 것이다. 당연히 후자가 훨씬 더 영향력이 있다. (가장 성공적인 예는 BTS라고 생각한다.)
책을 덮으며 뭔가 계속 풀리지 않고 답답한 느낌이다. 나는 저 세 개 중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전념이 좋은 걸 알고, 그렇게 하고 싶다. 근데 무엇에도 빠져들지 않는 걸 어떡해. 책에 나온 사례를 보면 주인공들이 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더구만요. 돈도 벌면서. 나는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좋아하는 게 있더라도 그것을 돈과 연결시킬 수 있을는지 걱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