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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Dec 21. 2021

가난과 연민의 역사

The Kindness of Strangers 리뷰


왜 사람은 남을 돕는 행동을 할까? 이타주의는 타고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하여 나는 모든 생물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지만 인류만큼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타심이라는 새로운 본능을 발전시킨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서로 돕는 성향(돌연변이)을 가진 부족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부족들은 살아 남지 못했으리라 본다. 그래서 후손인 우리들은 이타주의 본능을 타고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타인의 친절> 의하면 그런 이타주의 돌연변이를 가진 개체들은 자기를 희생해서 남을 돕기에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기적인 개체들은  살고 이타적인 개체들은 죽어 없어진다는 거다. 따라서 인간은 낯선 이들에 관심을 갖도록 진화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연민은 가르쳐야 한다. (사실  책은 너무 어렵고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대충 훑어보았다. 그래서 내가 저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인류의 연민 능력은 800만 년간 아주 느리게 발전하다가 지난 1만 년간 급작스레 발전하였다. 타인에게 너그러움을 베푸는 것은 인간의 세 가지 본능과 연관된다. 호혜주의 성향, 평판에 대한 사랑 그리고 추론 능력.


연민의 역사


먼 옛날 수렵•채집인들은 평등주의자였다고 한다. 내가 사냥한 고기를 남들에게 나눠주면 다음에 그들로부터 음식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불평등이 시작된 건 농업을 하면서부터였다. 농사해서 얻은 곡물은 저장이 가능해 미래에도 굶주림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 때문에 훗날 보답받을 것을 전제로 지금 당장 남에게 음식을 나눠줄 필요가 없어졌다. (타인이 굶든 말든 무관심해짐.) 그리고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사냥은 운이 많이 따르는 활동이지만, 농업은 운보다는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이렇게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불평등을 키웠고 점점 소수의 사람이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기에 이르렀다. 가난한 사람은 빚을 질 수밖에 없었는데 빚을 갚지 못하면 평생 노예가 되어 일해야만 했다. 이때 왕이 나서게 된다. 왕은 채권자들로부터 가엾은 백성들을 보호해주고 이로써 백성들의 충성을 얻을 수 있었다. 평판이 좋아야 왕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다 종교와 철학 체제가 생겨나면서 가난한 자들에게 너그러움을 베푸는 연민의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그리고 16세기 유럽에서는 가난이 공중위생과 사회질서에 안 좋기에 가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상이 흥행했다. 스페인 인문주의자 비베스에 의하면 가난은 질병을 일으키고 도시를 전염병의 온상으로 만드는 위험요소다. 또 가난한 사람은 범죄자로 될 위험이 높다. 소수만 안락하게 살고 대중은 불행하게 살 경우 시민 폭동이 일어날 수 있었다. 따라서 가난한 자들에게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교육과 일을 제공해야 한다. 비베스는 그 누구도 목표 없이 어슬렁대는 걸 용납해선 안된다며 심지어 맹인들도 직업장에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시기에 일을 안 하고 구걸하는 행위는 불법이었고 태형 및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었다. 일 안 하는 게 범죄라니 무섭다..


1598년 영국 의회에서는 ‘엘리자베스 구빈법’이 통과되었는데, 흥미로운 건 일부 사람들이 이 법의 효과에 대해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구빈법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일찍 결혼하고 더 많은 아이를 낳게 해서 나중에는 이들을 도와주는데 국고가 거덜 날 것 같다고.. (조금 웃김)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는 부자들에게 엄청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관념이 생겨났는데 그 이유 또한 흥미롭다. 부유한 사람은 대체로 나이가 많기에 군 복무에서 면제된다. 그들은 돈과 연줄로 아들이 군에 징집되지 않도록 빼돌릴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의 아들들은 군에서 희생하는데 부잣집 아들들은 쏙 빠지니, 전쟁은 공정하지 않다. 이 불공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냉전이 시작되고 나서는 미국이 많은 나라에 국제 원조를 하였는데 이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가난한 국가가 공산주의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물론 소련이 해체하고 나서도 선진국들의 빈곤지역을 향한 국제원조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자선, 기부, 자원봉사 같은데 관심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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