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수많은 글들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한다는 거다. 이 책에서는 방탄의 성공을 이렇게 설명한다.
방탄 노래 중에 <Serendipity>라는 곡이 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 우연히 좋은 쪽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전개되는 것
저자는 방탄의 성공이야말로 세렌디피티라고 말한다. 즉 방탄의 성공 요인들로 거론되는 모든 요소들이 지금 이 시대, 세계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과 우연히 일치하기에 성공했다는 거다.
세계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 !!!!!!! 그러므로 방탄 현상을 두고 마케팅이 어떻게 성공했는가 보다는 지금 사람들이 어떤 억압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은 세상을 어떠한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가를 봐야 한다.
신자유주의적 질서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은 극심한 경쟁, 승자 독식,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의 힘없는 다수들은 패배의식과 불안, 외로움이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방탄의 음악은 이런 비슷한 감정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아미’라는 공동체로 이끌어 서로 연결시켜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변화는 어느 순간 갑작스레 찾아오는 듯하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땅 밑에서 에너지가 응축되고 파열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 파음이 너무나 작아서 지면의 사람들이 체감하지 못할 뿐. 그 깊은 땅속 미세한 진동을 감지해내고 사람들에게 감각적으로 제시해주는 사람이 바로 예술가들이다. 저자는 방탄 현상이 사회 변화의 에너지를 감지해내는 지진계와 같다고 한다. 에너지의 방향은 과연 어디로 향하는 걸까?
방탄 현상에는 ‘위계질서의 해체’라는 특징이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특히 미디어 권력과 인종적, 언어적 권력관계 측면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리좀(Rhizome)이란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리좀은 단일한 중심이 존재하지 않는 비중심화된 체계이다.
거대 자본, 미디어 권력, 심지어 방탄소년단마저도 이 체계의 단일한 중심이 될 수없다. 방탄과 아미는 서로 친구이자 조력자로서 수평적 관계를 이룬다. 아미 역시 방탄이라는 공통분모를 빼면 서로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부친살해, 리좀, 공유가치, 네트워크-이미지와 같은 용어로 방탄의 사회 문화적 측면과 예술 측면에서의 혁명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 부분은 너무 논문 같은 느낌이어서 내가 알기 쉽게 정리해내기는 무리인 것 같다.
사실 책을 받은 후 먼저 영문판을 훑어보았다. 근데 뭐야 하나도 이해가 안 되네. 나 영어 이 정도 형편없는 건 아닌데.. 번역이 이상한가? 그래서 한국어로 읽어 봄.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 리좀적 혁명.. 이거 완전 논문인데? 한국어로도 술술 읽히지 않는다. 너무 어렵다. 이거 어떻게 번역한 거지? 엄청 고생했겠다. 대단함.
그래서 결론은 내가 능력이 모자라서, 책 내용을 온전히 글로 담아내지 못하겠다는 거..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일독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