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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Jan 23. 2021

무엇에 집중할까?

<마음챙김>을 읽으며

나는 좋은 것에는 무덤덤하고 나쁜 것에만 죽어라 집중하는 습관이 있다. 요즘 시국에 혼자 집에만 있다 보니 더 심해진 듯. 잡생각이 많아서 문제다 문제!!


행복해지기 어려운 이유


사람은 원래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집중하게끔 진화되었다고 한다. 이를 ‘부정적 편향’이라고 부른다. 매사에 노심초사하는 성향은 진화에서 큰 이득이 된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위험을 잘 포착해내는 선조는 살아남겠지만, 룰루랄라 느긋한 선조는 오래 생존하기 힘들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현대인들이 행복해지기 어려운 이유가 되었다. 부정적 편향은 위험이 난무하던 시절엔 유익했지만, 지금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고 행복감을 못 느끼게 한다.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된다


사람이 계속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뒷받침해주는 신경 연결은 점점 강화되고 즐거움을 느끼는 연결은 점점 약해진다. 이대로 놔두면 큰일 날터!!!!!!!!!!!!!!!!!


<마음챙김>의 저자는 습관 된 사고나 행동 패턴을 초고속도로에 비유한다.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감정은 매번 별다른 생각 없이 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게 된다. 우울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습관의 초고속도로는 점점 쉽게, 빠르게 우리를 고통의 종착지에 실어다 준다.


다른 곳을 가고 싶다면, 변하고 싶다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이 새로운 길이 처음에는 좁고 느려 터진 시골길에 불과하겠지만 자주 다니다 보면 점점 길이 다져져 낡아빠진 초고속도로를 대체하게 된다. 즉, 뇌 속에서 긍정적 시냅스 연결을 생성하고 강화하면서 허술한 경로를 쳐낼 때가 온 것이다. 가지치기를 담당하는 철거반원 출동!!


늘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패턴을 깨고 싶다!


1. 일단 난 생각이 너무 많다. 과도한 생각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이성적인 사고와 분석을 방해한다. “괜찮아 자 하나 둘 셋 하면 잊어”라는 노랫말처럼 가끔은 그냥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생각을 멈춰야 해!


2. 즐거움에 집중하고 싶다. 소소한 일상에서 긍정적인 면을 캐치해내서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면 기쁨을 느끼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신경 연결이 강화된다.


그리하여 나의 2021년 신년 계획 -> 부정적인 생각 바로 차단하기 & 매일 감사일기 3줄 이상 쓰기다 ^^


옛날 같으면 ‘맨날 써봤자 뭐가 달라지겠어’하고 비아냥댔을 텐데, 뇌과학 책을 읽고 신경가소성을 알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된다. 나는 즐거움에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행복 회로를 강화하고 싶다!!



호기심은 어디 갔지?


내가 책에서 가장 주목했던 건 호기심이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은 스트레스 내성에 중요한 요인이자 우울증 방지책이라고 한다. 실제로 나는 호기심이 줄면서 즐거움도 같이 줄어드는 걸 느낀 적이 많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새치가 많았다. 그때는 하얀 머리카락을 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 나이 들어서 하나하나 올라오는 새치를 보면 여간 신경이 쓰인다.


20대 초반에 거울을 보며 잔주름 발견했을 때 “우와 나도 나이가 드니 주름이란 게 생기네, 신기하다~” 고 생각했다면 30대에는 거울을 보고 “ 얘를 어떻게 없앨 수 없나? 정말 싫다. 앞으로 주름만 계속 늘 텐데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며 먼 훗날 쪼글쪼글해질 내 얼굴을 상상해보며 끔찍해한다.


성장하면서 겪는 변화는 궁금하고 신기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겪는 변화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귀찮고 성가시고 절망적이다.


이제는 미래를 바라볼 때 “앞으로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또 어떤 신기한 경험들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닌 “뭐 별게 있겠어.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성가신 일만 남아있겠지.”라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이게 진짜 슬픈 거임 흑흑



불안감을 명확히 보기


책 제목 마음챙김(mindfulness)은 불교 경전에서 따온 말로서 ‘명확한 이해’라는 뜻이다. 불안이 매복해있다가  불시에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그 괴물을 명확히 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다.


내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펜을 들고 종이에 써 내려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따라가 보았더니 놀랍게도 그 안에는 ‘자기혐오’가 있었다.


나는 심하게 자책하거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성격이 아니다. 자존감은 때론 높았다 때론 낮았다 하고.. 나름 자신을 아끼고 자신과 사이좋게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자기혐오라니...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


가끔은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내가 혹시 무슨 병에 걸린 건 아닐까 의심한다. 웃기는 건 이런 걱정에 시달리면서 정작 3년 내내 건강검진받으러 가지 않고 있다는 거다. 지금 병이 발견된다면 도저히 감당 못할 정도로 심신이 약해진 상태임. 계속 미루고 있으면서, 이러다 나중에 큰 병이 발견되면 어쩌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어쩌나 걱정에 시달린다.


어처구니없어 보이지만,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정말로 나를 고통에 빠뜨린다. 엄청 깊게, 오랫동안, 반복해서 말이다.


이렇게 뭔가가 잘못돼가고 있지 않나 의심하고, 나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 나를 괴롭힌다. 지금 먹고 있는 식단이 잘못돼서 나중에 병에 걸린다면, 지금 잘못된 자세로 나중에 디스크가 오면.. 그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런 결과를 초래한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일을 그르친 나. 어리석은 나. 늙고 지친 나. 안 예쁜 나.. 결국 두려웠던 건 미래에 이런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였다.



Answer : Love Myself

이 책의 원서 제목은 “Good Morning, I Love You” 이다. 저자가 이혼을 하고 싱글맘이 되면서 시작한 수행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손을 가슴에 얹고 “안녕, 사랑해” 로 자신에게 말을 걸며 하루를 시작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이 수행은 저자의 삶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고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 모두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은 럽마셀 ‘자신을 사랑하는 것’ 이다. 모두가 알지만 그렇게도 해내기 어렵다는 일!


뭐..


그러니까 강제로 해야겠죠? 강제 수행 ㅎㅎ 부단히 자신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세뇌시켜야 함.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자,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된다 !!


“사랑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방탄소년단의 <Answer: Love Myself> 노래를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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