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움직이는 힘’ 리뷰
이 책의 저자 마이클 하얏트, 이 사람에 대해서 뭘 더 말하랴. 리더십, 생산성, 목표 설정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이번에도 깔끔하고 매력적인 책을 뽑아냈다.
이 책은 애플, 우버, 에어비앤비,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타벅스, 넷플릭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마블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무엇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지 설명해준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개개인의 흥미를 유발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비전’에서 나온다. 그런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바로 위대한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 되겠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비전이 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그중에 가장 임팩트 있는 조건은 단연코 ‘영감’일 것이다. 비전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어야 한다. 영감을 주어야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감동을 받아야 움직일게 아니겠는가. 이런 영감을 주는 비전에는 4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존재하는 것이 아닌 존재하지 않는 것.
둘째, 점진적이 아닌 기하급수적.
셋째, 어리석지 않지만 위험하다.
넷째, 방법이 아닌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것, 기하급수적으로 다른 것이라.. 어떤 것이 있을까.
이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을 때 정말 어마어마한 상상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그 상상이 현실로 되어 대박을 터뜨렸지만, 처음에는 모두 비현실적인 구상이라며 정신 나갔다고 무시당했다.
택시회사 우버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는 것은 물론 택시 운전사도 고용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 숙박시설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용 건물 단 한 채도 보유하고 있지 않는다.
그야말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나 같은 보통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만약 나에게 친구가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얘기하며 창업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해온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기본적인 자산도 없이 플랫폼만 운영해서 돈을 번다고? 미친놈아, 날로 처먹을 생각만 하네. 그게 가능해? 그렇게 쉬운 거면 나중에 다른 회사들이 따라 하면 어떡해. 대기업이 플랫폼을 더 잘 만들잖아~”라며 친구의 아이디어를 묵살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버는 새롭고 유용한 운송수단을 찾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부업으로 수입을 늘리려는 운전자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미국 시장에서 70퍼센트의 점유율을 선보이며 720억 달러의 회사 가치를 창조한 우버, 만약에 두 창시자가 기존 방식에서 조금 차별화된, 미온적인 비전을 제시했더라면 과연 현재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에어비앤비 또한 수많은 집주인들과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전 세계 집주인과 여행자를 연결시켜준다는 충격적인 숙박 서비스의 개념은 오늘날 35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 가치를 창조해냈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늘, 현재 무엇이 없는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남들이 다 기업용 컴퓨터를 만들 때 앞으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컴퓨터가 필수품이 되는 날이 올 거라고 내다보았다. 그것이 당시 현실에서 부족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경우도 그랬다. 본체에 키판을 탑재한 손바닥만 한 핸드폰이 대세를 이룰 때, 잡스는 커다란 터치스크린이 달린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만약에 그가 점진적인 비전을 제시했더라면, 그저 좀 더 커지고 타이핑 감각이 좀 더 나은 키보드를 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아예 키보드를 없애버렸다. 대신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를 탑재했는데,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가상 키보드가 사용하기 불편하고 유용하지 않다며 아이폰의 실패를 확신했다.
비판은 모두 틀렸다. 아이폰의 기하급수적 비전은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고 새로운 생활방식에 대한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커다란 화면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제 키보드가 달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건 막대한 퇴보니까.
위의 사례로부터 우리는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 이상의 제품을 출시해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큰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공한 아이템은 모두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미래의 생활방식은 이러이러할 것이라는 상상. 그리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성공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혁신적인 기업들의 사례에서 누구나 충분한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리더가 되고 싶거나, 혹은 내 인생의 비전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회사를 다니고 퇴사를 반복하는 나,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는 나, 사는 게 재미없는 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어쩌면 비전의 부재가 초래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낸 내 인생의 ‘비전’들은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다. 내게 영감을 주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데 실패했다. 나에게 치명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돈, 기회, 인맥이 아닌 상상력이었다. 매력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말이다.
그래 나는 상상력이 부족했다. 상상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남이 떠올린 상상마저 부정하고 초 치기 좋아하는 습관이 있다. 나는 늘 안 되는 이유가 수만 가지씩 떠오른다.
마이클 하얏트는 비전을 수립할 때 장애물을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영감을 주는 비전의 4번째 특징.) 실패하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됐을 때,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생각하면 된다. 방법은 묻지 않는다. 전략은 나중에 세우고, 지금은 그냥 상상만 하면 된다.
그러네. 장애물을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생각이든지 간에 그것을 제한하는 요소부터 나열하면, 아예 상상이란 걸 할 수 없다. 초 치는 생각 방식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 미래에 대해 아무런 상상도 할 수 없게 만든 것 같다. 그러니 빠르게 부정해버리는 습관을 버리고 상상력을 키우는 연습이 시급한 것 같다.
하지만 왜 그랬는가 따져보면 나는 또 억울해진다. 상상력이 부족한 데는 이유가 있다 ㅜㅜ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