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 Dec 27. 2021

지금 여기 한국사회의 노동

한국노동법의 현재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또 그 중요성을 한국사회가 깨달아가면서 청소년 노동인권교육과 관련된 책들이 제법 늘었습니다.


하종강 선생님의 강의는 이해가 쉽고 마음을 울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프라인에서든 온라인에서든 강의로만 접했던 분의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서 노동문제에 대한 관점, 노동인권교육이 왜 필요한지, 노동조합은 왜 파업을 하는지,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지에 대한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주십니다. '하종강의 노동 인권 교과서'라는 부제가 딱 맞을만큼 한국 사회의 노동문제 전반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알고 있지만,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하종강 선생님의 강연이 좋은 것은 관점의 환기를 불러 일으켜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미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짚어서 우리의 그 당연함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알려주시니까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 <우리가 몰랐던 노동이야기>,  하종강, 나무야 / 그리고 그 옆에는 <노동 ; 우리 모두 노동자가 된다고?> 오찬호, 풀빛


한국사회의 노동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영혼 있는 노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노동조합 조직형태변경/불법파견등 하청노동/통상임금/경영권 문제/돌봄노동/이주노동/기본소득까지 현재 한국 노동법의 주요 이슈들과 저자들의 입장을 매우 잘 정리한 책입니다. 한국 노동법의 현재에 대한 지대넓얕식 책이랄까요? 두께가 얇아서 읽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직형태의 변경이나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악과 관련해서는 저자들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아서 읽으면서 불만도 쌓였지만, 다른 이슈들에 대해서는 새롭게 배우거나 종전에 알던 것들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데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유급 가사노동', '무급 가사노동'이라는 개념은 가사노동에서 놓치고 있었던 점들을 매우 분명하게 지적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한국은 노동력의 재생산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하는 경향이 매우 큽니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재생산과 관련된 비용을 모두 자부담으로 하고 있고, 한국사회는 이것을 매우 당연시 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워낙 심한 사회라 노동자들도 재생산은 자기 책임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은 이것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 자신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것부터 다른 노동을 재생산하는 것까지 재생산의 범위는 매우 넓은데, 재생산을 노동자의 책임으로만 두는 것은 국가와 기업이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 또한 아직 재생산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못하고 있구요.


<영혼 있는 노동>은 노동법의 현재 이슈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는 제안도 하고 있습니다. 일독을 권하고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