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차역에서 외국의 냄새가 났다
금요일 오후 1시의 오송역.
내가 10년 동안 좋아했던 배우의 연극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출장 때문에 자주 가던 서울행 열차길이었지만 그날은 유독 느낌이 달랐다.
마치 해외여행할 때 외국의 기차역에서 맡았던, 이것은 외국에서만 맡을 수 있는 것이라고 느꼈던 외국의 고유한 냄새가 한국의 오송역에서 났기 때문이다.
나는 그 즉시 냄새의 출처를 찾기 시작했다.
기차 선로에서 나는 냄새일까? 겨울바람에서 불어오는 냄새일까? 오후 1시의 적막 속에서 나는 냄새일까?
만약 그런 것이라면 평소에 출장을 갈 때에도 이 냄새를 한번쯤은 맡았어야 했는데,
나는 왜 지금 이 냄새의 존재를 처음 느낀 것일까?
나는 대학생 때 부모님 몰래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1년 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를 여행했었다.
해외에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이 좋았던 나는 30대가 된 지금도 종종 해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평범하고 끝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낯선 언어로 책을 읽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그렇게 해외로 다시 나가야지만 자유를 느낄 수 있고 해외에서만 그 특유의 냄새를 다시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해외라는 공간 자체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내가 잠깐 머물렀던 자유의 시공간을 갈망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