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녀에서 짠순이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인생을 어렵게 살기로 다짐한지 보름정도 되는 현재,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 아니 여느의 내가 그래왔듯, 인생을 어렵게 사는 것에 실패했다.'
라고 쓸게 될 줄 알았다.
사실 2월 16일에 내가 메모장에 적어놓은 글에는,
'새벽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고 제 시간에 맞춰 도시락 싸서 자가용 대신 유모차로 등원을 하고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늦게 일어나서 하루 건너 하루 자가용을 탔다.
그래서 이 글을 연재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하였으나 이러한 나의 실패 과정과 그에 따른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는 것도 갑작스럽게 삶의 변화를 다짐하게 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적어본다.' 라고 써있다.
헌데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2월 21일), 내 예상과 다르게 삶은 많이 바뀌어있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유튜브에서 절약의 달인 곽지현 작가님이 4년간 적은 월급으로 1억을 모았던 영상을 우연히 보게되었고,
나보다 어린 20대 친구도 저렇게 절약을 악착같이 해서 1억을 모았는데,
나도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즉시 곽지현 작가님의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찾아 읽기 시작했다.
너무 흥미로워서 새벽 5시쯤 일어나 읽기 시작해서, 출근 전 8시까지 한숨에 다 읽어버렸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부를 쌓는 방법은 많은 월급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나는 많은 월급을 받을 능력이 없으니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작은 돈도 소중히 여기고 아낄 때,
그 돈들이 모여 큰 돈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나에게 큰 돈은 없지만 작은 돈은 있기 때문에 작가님처럼 나도 돈을 모아보기로 했다.
[보름동안 완독한 4권의 책]
- 이 책은 돈에 관한 동기부여 이야기(곽지현 저)
- 딱 1억만 모읍시다(김경필 저)
-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고명환 저)
- 자본주의(EBS <자본주의> 제작팀 저)
'이 책은 돈에 관한 동기부여 이야기'와 '딱 1억만 모읍시다' 책에서 손으로 직접 가계부를 쓰라고 하셔서 가계부를 썼다.
가계부를 쓰기 위해 가계부 다이어리를 사야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언젠가 쓰려고 사놓은 만년형 다이어리 먼슬리 부분을 활용해 그날 그날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했다.
이렇게 다이어리의 먼슬리를 활용하니 그날의 수입/지출을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내가 보유한 예산의 총액을 한눈에 보고 한달의 고정/변동수입, 고정/변동지출, 적금, 투자 등을 계획하기에는 어려움이 커서 고민하다가 엑셀을 켜서 간단한 수식으로 직접 가계부를 만들었다.
급하게 만들어서 쓰느라 조금 허접하지만 매달 쓰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두 개의 가계부를 써보니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예산 파악이 용이하고 그달의 수입 지출 현황이 바로 파악되어서 소비하기에 앞서 보다 더 절약하고 절제하기가 수월했다.
회사에서도 구내식당은 맛이 없다며 매번 아무생각없이 밖에 나가서 점심을 사먹고(기본 식비 만원부터 시작) 후식으로 커피 한잔 사서 돌아왔던 소비생활이 얼마나 큰 지출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에 앞으로 점심은 구내식당(6000원)에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일주일 동안 구내식당을 먹어보니 이 6000원마저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말에 친정에 가서 밑반찬(시금치나물, 새우볶음 등)을 일주일 분량으로 얻어와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도시락을 싸니 좋은 점 4가지가 있다.
1) 구내식당보다 식비가 훨씬 저렴하다
2) 내가 좋아하는 식단으로 짤 수 있음
3) 집 냉장고와 음식창고 파먹기가 가능하여 집도 깨끗해짐
4) 음식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점심시간에 여유가 생김
후식 커피는 평일에는 회사 탕비실을 이용하고 주말에는 얼음을 얼려서 집에 굴러다니는 카누를 넣어 타먹는다.
이렇게만 해도 하루에 아이스아메리카노 4000원이라고 잡으면 한달에 약 12만원이 절약되는 꼴이다.
가계부를 적어보니 주유비로 나가는 돈이 상당하여, 아이 유치원 등원 및 회사 출퇴근 시 차를 끌지 않고 걸어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습관이 들지 않고 의지가 크지 않아서 조금 춥거나 늦게 일어나면 평소처럼 차를 타고 갔다.
그러나 돈과 관련한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내가 뭐라고 이런 사치를 부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도시락을 싸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걸어서 등원과 출퇴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아침, 저녁으로 기분도 더 상쾌했다.
무엇보다 아이도 답답한 차를 타는 것보다 킥보드나 유모차를 타고 가는 것을 훨씬 좋아했다.
월급 외 수입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는데, 당최 어떻게 벌 수 있는 건지 몰랐다.
돈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작은 금액이지만 내가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굴러다니는 물건 중에서 그동안 귀찮아서 그냥 가지고 있던 상태 좋은 물건들을 당근에서 하루에 한 두개씩 판매하였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팔면 나도 물건을 빨리 팔 수 있고 산 사람들도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득템하는 거니 서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크게 욕심내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내놨더니 구매자로부터 금방 연락이 왔다.
덕분에 우리집은 깨끗해짐과 동시에 정말 필요한 물건들만 남게 되어 남은 물건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올라간 당근 온도는 덤)
이렇게 2월 한달간 당근으로 판매한 물건의 총액은 235,000원이다.(가장 큰 부업(?) 소득이다 ㅎㅎ)
나는 운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평소에 꿈이 연차내고 쏘카로 여러가지 차종을 드라이브해보는 것일 정도로..(하지만 비싸서 선뜻 못함)
그런데 부업 관련 유튜브를 보다보니 쏘카에서 핸들러라는 부업이 있다고 해서 눈이 번쩍 떠졌다.
다들 부업으로 하기에는 돈이 너무 짜고 운전가능한 차가 많이 안떠서 비추천한다는 영상과 글이 많았지만,
돈을 내고서라도 쏘카를 타고 여러가지 차종을 운전해보고 싶었던 나에게는 최적의 부업이었다.
시간이 날 때와 차 위치의 여건이 맞을 때만 해서 현재까지 총 2번밖에 못했지만,
이렇게 쉽게 돈을 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너무 재미있고 의미있는 부업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업을 시도해보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평소였다면 부업 관련 영상이나 글을 보고도 직접 시도해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캐시워크와 토스 등의 앱테크도 조금씩 소소하게 하는 중이다.
작은 돈이지만 1원, 2원, 10원 등이 하루에도 여러번 차곡차곡 쌓여 1000원이 되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내 기대와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2월을 정리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