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찌
초등학교 6학년.
음.. 먼저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나는 지금도 그렇고 어릴 적부터 착한 찌질이였는데 단지 호기심이 대단히 왕성했다. (야동도 이때 섭렵했다. 정말 순수한 호기심으로..)
공교롭게도 친구 할머니께서 시골에서 슈퍼를 하셔서 친구가 쉽게 캔맥주 2개를 뽀려올 수 있었다. 우리는 겁도 없이 초등학교 구석 어딘가에서 캔맥주를 따 마셔보았다.
딱 한입 마시고 난 “윽! 이게 뭐야” 하며 하수구에 고대로 쫄쫄 따라버렸다. 친구도 같은 반응이었다. 어른들은 대체 이게 뭐가 맛있다고 마셔대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가끔 술자리에서 몇 살에 처음 술 마셨냐는 얘기가 나올 때 나는 대부분 나 같겠거니 하고 답하면 다들 크게 놀란다. 내가 술찌인걸 알아서 더욱. 하지만 내게 그보다 놀랍고 재밌는 건, 내 주변 술꾼들의 술 첫경험이 의외로 20살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푸하하하! 다들 어릴 때 엄마 아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자랐구나~ 귀여운 술꾼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그래서 다들 이렇게 술꾼이 됐나?
(라고 말하기엔 술은 성인이 돼서 먹는 게 맞고.. 내가 다소 빨랐음을 인정한다)
(*대체 초등학교 6학년 때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요즘 초딩 생각하심 안돼요! 89년생이 초딩일 때를 생각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