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등대
땅의 가슴에서 솟구친 두 발이
하늘 향해 침엽수로 펄떡이고 있다
땅에 뿌리 꽂은 후부터 나무는
가지마다 차례로 꽃눈을 밝혀야 했다
골 따라 흘러가던 물이 바다를 향해 질주할 때도
부끄럽게 건네던 위로의 말
이웃 되어 함께 살던 풀에게도
한 모금 떼어낸 살점 건네주었다
여기저기 부딪혀 생긴 수십 년의 굳은살
언젠가 비석에 박힐 이름 석자
살아서 한 번은 꽃 피워야겠지
어둡던 마음자리 우뚝해져서
출렁이는 세상 멀리까지 불 밝힐
관솔 같은 싯귀 한 줄은 남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