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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꾸러미

꽃 피울 수십 년 굳은살

by 정이안 Feb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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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등대




땅의 가슴에서 솟구친 두 발이

하늘 향해 침엽수로 펄떡이고 있다


땅에 뿌리 꽂은 후부터 나무는

가지마다 차례로 꽃눈을 밝혀야 했다


골 따라 흘러가던 물이 바다를 향해 질주할 때도

부끄럽게 건네던 위로의 말


 이웃 되어 함께 살던 풀에게도

한 모금 떼어낸 살점 건네주었다


여기저기 부딪혀 생긴 수십 년의 굳은살

언젠가 비석에 박힐 이름 석자

살아서 한 번은 꽃 피워야겠지


어둡던 마음자리 우뚝해져서

출렁이는 세상 멀리까지 불 밝힐

관솔 같은 싯귀 한 줄은 남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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