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를 관두다.

“ Farewell “

by 야미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거짓말을 했다.

다시 돌아올 거라고.



떠나는 날을 앞둔 며칠 전부터 난 아이들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마음 한편이 시원하면서도 섭섭했다. 내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 떠나는 날이 다가오자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우유를 먹이고 창밖을 보여주면 내 품에 기대어 졸린 눈을 하던 케이토, 상상놀이나 보드게임을 좋아해서 항상 같이 놀자던 아이오.


아이들은 그 사이 많이 자랐다. 아이오는 피아노만으로 부족했는지 새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고, 케이토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의사소통도 잘하고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나중에 둘 다 어른이 되어서 만나면 어떨까?” 집에 돌아오는 길 아이오와 함께 상상 속 약속을 하며 웃었다. 나는 언젠가 훌쩍 큰 케이토를 만나면 내가 기저귀를 갈아준 걸 기억하는지 물어볼 거라며 농담도 했다.




마지막 날 밤, 난 이미 주말에 이사를 마쳤지만, 아이들과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다시 그 집으로 향했다. 케이토를 씻기고 재우려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같은 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졸랐다.


<Peppa Pig>열 번도 넘게 읽어줬지만, 케이토는 또랑또랑한 눈으로 내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었다. 마치 잠들면 더는 나를 볼 수 없다는 걸 느끼기라도 한 듯, 끝없이 나를 붙잡는 모습이었다. 결국, 문 밖에서 내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던 홈대디가 조심스레 들어왔다.


"이제 그만해도 괜찮아, 내가 재울 테니 이제 가봐도 돼."


나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왠지 아이들의 서운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을 했다. 다시 돌아올 거라고.







남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 그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야 한다는 것, 때로는 남들을 위해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나에게 작은 도전이 아니라 큰 산과도 같았다.


런던에서의 오페어(Au pair) 생활은 땀을 흘릴 만큼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 더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 작고 따뜻한 손이 내 손을 꼭 잡아주던 그 온기. 케이토가 잠들기 전 끝없이 책을 읽어달라던 그날 밤의 눈빛. 아이들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내 마음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리움과 감사함을 가슴 깊이 품으며,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던 그날밤,



6개월 만에 런던에서 오페어 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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