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티끌

일상에서의 사소한 변화

가구 재배치 그리고 버스여행

by 야미

세일해서 잔뜩 산 화장품을 정리하던 중

갑자기 꽂혀서 (?) 오래되고 지저분한

화장 파우치를 뒤지기 시작했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내 눈에

여기저기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룩덜룩 뭐가 잔뜩 묻은 화장품들과

몇 년간 나와 아침을 함께했던 촌스러운 디자인의 파우치.


화장품을 정리하며 내 행동력은 화장대로 옮겨갔다.

안방에 있던 화장대를 옷방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하나를 건드리니 안방의 다른 물건들도 옮겨야 했다.

그리고 뒷면에 곰팡이들을 과 먼지를 다 닦아내야 했다.


동선의 효율을 생각하다 시작된 가구 재배치가

끝난 뒤에는 굉장한 성취감과

내 마음을 리프레쉬시켜 줬다.


왜 자꾸 변화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는지 알겠다.

지난 2년 동안 변화 없고 답답했던 안방이 훨씬 더 심플해졌고

거실에서 안방을 들여다봐도 안방에 들어가 누워서 봐도

잠자는 공간이 굉장히 평온해지고 아늑해졌다.




지인 추천으로 낯선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게 됐다.

모든 것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늦은 오후시간시간.

낙엽 단풍나무들이 알록달록 예뻤다.


항상 핸드폰에 눈을 고정시켜 놓느라 무심했던 버스밖 풍경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낯선 곳에 오면서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말아야 했기에

핸드폰은 가방에 넣었다.

그러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인과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가는 강아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낯선 동네의 풍경 등


사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보면 항상

새로운 것들이 많은데 왜 그동안은 항상

멀리 떠나야만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주변을 많이 둘러보기로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MBTI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