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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 Aug 19. 2024

별거 10년째(2)

별거의 이유…

왜 그와 별거하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누가 어떤 이유로 묻는가에 따라

나의 대답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나겠지만

늘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 머뭇거리게 된다.


바람 도박 폭력 돈문제 중독 등

누가 들어도 이해되고 납득하기 쉬운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고...

나의 별거의 이유에 대해 이해받지 못할까 싶어 두렵고 불편한 마음이 있다.

또 세월이 지나면서 별거의 이유도 변해 왔기 때문에 간단한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별거 생활에 대해 돌아보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즈음부터다.

별거 후 첫 1년간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괴롭고 두려웠고...

그 후 몇 년 동안은 어렵게 얻은 직장에 적응하느라

계절이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고 고되었다.

두 번 다시 무능력으로 아이들을 뺏길 수 없다는 일념으로 나를 갈아 넣었던 시간이었다.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가르치다 보면

그를 생각할 겨를도 미워할 시간도 원망할 에너지도 없었다.

아니, 가끔 떠오를 때마다 그를 위해 쓸 시간도 에너지도 마음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5년째... 지금의 안정된 직장으로 이직하고 나서...

비로소 한 걸음 멈추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왜 나는 별거를 선택했지?
왜 별거를 유지하고 있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지?


물론 나의 별거에 대해 일기장에 쓰면서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런치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하는 것은

나의 별거에 관한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에피소드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많은 분들의 결혼생활, 부부관계, 시댁친정과의 관계, 육아, 재취업, 직장생활 등...

삶의 다양한 고민과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브런치에서는 별거의 이유와 원인보다는

별거 이후의 치열했던 내 삶을 나누고 싶다.

하루하루가 버거워서 도저히 살아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 많았다.

그 시간들을 견뎌내고(지금도 견디며) 이제 이혼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나의 10년째 하고 있는 별거생활도 마무리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또 나와 비슷한 상황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께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욕심부려서 고춧가루를 너무 많이 뿌렸더니 별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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