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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Jay Jul 21. 2022

직장에서 인정받기

우리 센터에는 나를 포함해 여러 다른 나라에서 온 여러 선생님들이 계신다. 몰디브, 말레이시아, 중국, 타이완, 그리고 , 한국.

우리들의 공통점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거, 영어를 제2 외국어로 배워서 영어 선생님이 되었다는 거, 책임감이 강하고 체계적이고 열정적으로 가르친다는 거.

그에 반해 네이티브 영어 선생님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정말 가르치는 것에 열정이 있고 열심히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부류. 학생을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고 본인의 일을 즐긴다. 또 다른 부류는 그리 딱히 열정이 있는 것 같진 않으나 임기응변에 능해 작은 일도 대단한 일로 포장을 잘해서 별 거 하는 건 없는데 잘하는 것처럼 늘 자신을 잘 드러내어 윗선의 인정을 받는 부류.  그러다 보니 senior라는 포지션은 마지막 부류의 사람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난 이런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말발이 좋고 임기응변이 능하니 어디에 가도 꿀리지 않고 자신만만한 사람들. 별 거 아닌 것도 대단한 것처럼 남을 수긍시킬 수 있는 이들. 이건 진짜 타고난 능력이다.

하지만 들을 보면 난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는 확신이 든다. 첫째, 난 언어적으로 열세하다. 나름 하고 싶은 말은 잘 표현하며 산다고 해도 그들에 비하면 내 표현능력이나 어휘력의 한계는 극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둘째, 원체 성격이 소심하고 내향적이라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친화력이 절대 부족하다. 낯 선 곳에 가면 꿔다논 보릿자루 되기 일쑤고 사회성도 좋지 않은 편이라 오히려 가급적이면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사람인지라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 그저 신기하고 부럽다.  하지만 내가 절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본 적도 없지만 앞으로도 그런 쓸데없는 노력은 하지 않으려 한다. 한국사람인지라 표현이 직선적이고 한국 엑센트가 섞인 영어를 쓰지만 내가 하는 일에 문제가 없고 나름 남들보다 행정적인 일이나 가르치는 일에 체계가 있고 빠르며, 내 할 일은 정확하게 해 낸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굳이 누군가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내가 한 일에 만족하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한 기준에 스스로 그만하면 됐다고 만족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선생이라면 굳이 또 다른 누군가의 평가에 좌지우지될 필요는 없다고 보니까. 그게 누가 되었건.  그렇게 심플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난 뒤론 마음의 동요가 적어졌다. 누군가는 senior로 올라가기 위해  매니저와 작업 중이고 누군가는 매니저의 난색으로 노조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 또다시 promotion round가 돌아오고 있다. 이때쯤 되면 좀 시끄럽다. 본인이 한 일을 매니저에게 인정받았다고 느끼는 이들은 웃고 있고 한 일에 비해 인정을 못 받았다고 느끼는 이들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인정받기 위해 다시 도전하려 한다. 이걸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했던가... 뭘 그리 아등바등 살 필요가 있나.  그래 봤자 일주일에 햄버거 세트 하나 값 더 받겠다고.... 난 할 주제도 못되지만 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할일을 즐기며 내 인생을 즐기는데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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