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지인 따라 괴산을 갔는데, 3시간의 여유가 생겨 커피를 마실 곳을 찾다가 우연히 '산막이옛길'을 추천받아서 갔다. 득템!! 우연히 들린 곳이었지만,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256장의 사진을 쉴 새 없이 찍을 만큼 공기 좋고, 풍경 좋은 곳에 머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산막이 마을은 산 깊숙한 곳에 장막처럼 주변 산이 둘러싸여 있다고 하여 산막이라 하며,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끼고 산막이 마을까지 조성된 십리길로 한국의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관광명소이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지역민들이 스스로 자연을 보호하고, 산책로를 형성했다고 한다.주말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산책하기 더 좋았다. 주변에 한지체험박물관과, 농업역사발물관도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가족들과 조용히 체험하고, 힐링 할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한다.
산막이옛길은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에서 승용차로도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라서, 당일치기보다는 1박 2일이 좋을 것 같고, 지방을 오고 갈 때 경유하면 좋을 것 같다.
산막이옛길 주차장은 토요일이지만 한산하다. 주차요금은 살짝 유료이다. 그리고 주차장에는 음식점, 카페, 그리고 아웃도어 매장도 있어 구경할 만하다.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오면 두 갈래 길이 보인다. 왼쪽이 산막이마을로 가는 산막이옛길 산책로이다. 산책이 힘들면 유람선을 탈 수 있는데 왼쪽 길을 따라가면 된다. 오른쪽은 또 다른 주차장이다. 입구에 '산막이옛길' 트레이드마크가 크게 보이는데 산, 나무, 해, 꽃, 배낭 메고 걷는 사람 등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본격적인 산책을 시작하기도 전에, 산책로 입구로 올라가는 길에 몇 개의 상점이 보인다.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기도 했던 '왕꽈배기', 6시 내고향에 소개된 '살찐빵',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정말 맛있었던 '보리빵'까지... 그렇지만, 이곳의 숨은 물건은 바로 '버섯'이다. 소금 참기름을 살짝 찍어 맛보니.. 버섯의 향과 느낌이 너무 좋아서 한 봉지 사서 왔다. 산책 코스가 조금 되기 때문에 허기진 배를 달래고 싶으면 간단하게 꽈배기나 빵을 사서 가도 좋고, 버섯을 사고 싶다면 들고 다니기 불편하니 돌아 나오는 길에 사는 게 훨씬 좋다. 꽈배기는 정말 맛났다.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뭔가는 다른 맛!!
산막이옛길이 시작되는 곳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관광안내소의 안내원이 계신데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전체 관광코스에 대한 지도와 여러 안내자료가 있다. 산막이옛길의 산책로는 무료 코스이다. 그렇지만, 유람선은 유료이다. 초입에서 100m 떨어진 곳에 배 타는 곳이 있는데 왕복으로 이용해도 되고, 편도로도 가능하다. 지도를 보고 연하협구름다리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잡았는데, 사진도 쉴 새 없이 찍다 보니 시간이 꽤 지체되어 산막이마을까지만 갔다가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했다. 갈 때는 2시간, 올 때는 1시간 총 3시간이 소요되었다. 물론 사진을 엄청 찍어서 시간이 쪼금 더 걸렸고, 산막이마을까지는 3.3km이다.
산막이옛길이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근처에 숲 생태 체험관 및 캠핑장, 활 체험관 등 다양한 체험장도 있다
가는 길에 배 타는 곳과 산책로로 갈리는 곳이 나온다. 산막이옛길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책로가 펼쳐지는데 소원성취 의자, 교복체험 등 볼거리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산막이옛길은 오래된 소나무길이다. 곳곳에 나무, 꽃에 대한 설명판이 있어서 읽어보는 재미도 있다.
연화담이라는 곳이다. 벼를 재배하던 논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의존하여 모를 심었던 이곳에 새로이 연못을 만들고 연꽃을 피게 한 곳이라고 한다. 옛것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서 참 좋다. 지나는 길에 물을 내뿜는 거북이도 볼 수 있다.
옹달샘이 있는데 앉은뱅이가 지나가다 물을 마시고 난 후 효험을 보고 걸어서 갔다고 앉은뱅이 약수라고 한다고 한다. 수질이 양호하고 일 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물은 나무에서 나오는 물인데, 정기 수질검사를 한다고 한다. 아직도 나무에서 물이 나오고 있다.
산막이옛길 앉은뱅이 약수
괴산호가 보인다. 정자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괴산호가 뭔가 답답하기만 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듯하다. 지나가던 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풍경과 같이 한 폭의 그림같이 예뻤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경치를 보며 좋은 시간을 좋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참 복인 듯하다.
호수를 따라 놓인 숲길!! 봐도 봐도 좋기만 하다.
가는 길에 유람선이 보인다. 시간이 좀 되었나 보다. 약간의 허기도 느껴지고 산막이마을까지 1km가 남았다.
꾀고리전망대가 있었는데 무서워서 가보지 못했다. 이곳은 40m 절벽 위에 세워진 망루로 봄의 전령사인 꾀꼬리가 버들잎이 새로 피어날 때 그 위를 나는 모습처럼 청산 속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을 만끽하고 연인끼리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괴산화를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곳이라고 한다. 연인들의 포토존!!
이곳은 마흔고개이다. 구간 중 가장 높은 40계단이라고 한다. 역시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경치는 좋은 것 같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수가 너무나 멋지다.
사람들의 마음은 어디에서나 똑같은 것 같다. 여기에도 동전을 던지면서 장원급재, 사랑, 소원성취 등 마음의 소원을 비는 '가재연못'이란 곳이 있었다. 던질 동전이 없어서 소원을 빌지 못했다 ㅠㅠ. 다래숲 동굴을 지나니 산막이 옛길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호수를 둘러싼 숲길에서 벗어나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숲길과는 또 다른 옛길의 풍경이다.
드디어 산막이마을에 도착했다. 산막이마을 초입에는 조선시대에 심어져 200여 년간 이곳을 지켜온 커다란 밤나무가 있고, 몇백 년의 나무처럼 꿋꿋하고 흔들림 없는 인생을 기원하는듯한 소원성취를 바라는 곳도 있다. 밤나무를 둘러싼 소원성취 돌층에 나의 돌도 하나 올려놓았다.
산과 갈대밭에 둘러싸인 산막이마을이다. 바람에 갈대밭 소리가 나는데 앞에 펼쳐진 호수와 갈대 소리가 정말 최고였다.
전체 10집도 안 되는 가구가 모여 사는 곳 산막이마을이다. 이 곳 사람들은 산장운영, 음식점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 같다. 앞에 호수도 있고, 산이 높게 솟아 있고, 여유가 되는 날에 1박2일을 하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언젠가는....
우체통이다. 약 1년 만에 받아보는 느린 우체통이라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빨간 우체통이다. 요즘 같은 디지털 세상에 아날로그로 누군가에게, 아님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엽서 한 장을 보내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돌아가는 길에는 왔던 산책로로 걸어서 갈 수 있지만, 힘들다면 이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괴산의 관광명소 산막이마을과 산막이옛길을 걷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괴산 마을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칠성면에 있는 '칠성초등학교'이다. 시골에 폐교가 많이 되는데 이런 초등학교를 보면 반갑기만 하다. 내 고향 내가 나온 초등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보기 힘든 '약방'이다. 옛날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시골의 약방이다.
新다리로 공사가 되었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옛 다리의 모습이다. 청정수 1급이라고 하는데 정말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개울과 맞닿은 구름 많은 하늘이 더 이쁘기만 하다.
북적북적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시골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