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쌀쌀해진 어느 날 저녁,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라고... 덥고 추운 날씨에 노출된 현장에서 일하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그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너무나 괜찮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마음 한 구석은 아프고 쓰리다. 주말에 텅 빈 사무실에 나가, 혼자서 일을 하는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주니어들로만 팀을 세팅해주고, 나 혼자 몇 명을 가이드하면서 맡겨진 일은 리더급이 해야 하는 일이고, 이 어렵고 많은 일을 주어진 시간에 완료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한 달, 두 달 그리고 몇 달째... 직급이주는 무게, 책임감 때문에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없는 일들이 있다. 주말에 그렇게 나의 시간을 주중에 못한 일을 처리하는데 보낸다. 평일도 남들보다 2~3시간 빠른 출근, 늦은 퇴근!! 빨리 퇴근하려고 점심시간까지 일을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나는 왜 이럴까"라는 마음속 답답함으로 시작한 하루, 주말 작업의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직장 생활 20년이 지났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흘려버리기에 상처가 꽤 큰 일들이 아직도 많다. 뭐가 그리 서운하고, 억울한지!! 쪽팔리기보다는 서운하고 억울한 감정은 왜 또 그리 많은지! 말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곳은 어디에나 있다고 위로해본다. 어떤 날은 견뎌야지, 어떤 날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럴까라고 생각을 해본다. 이젠, 나이가 들어 웬만한 일들에 웃음이 없다. 아직, 이렇게 억울하고 서운한 감정이 있다는 건 '월급'이 주는 견뎌야 하는 무게일까?
그 누구도 그 짐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위로가 힘이 될까?
위로가 힘이 될까?
내 책임이든 사회의 책임이든, 닥쳐온 고통은 일단 내가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세상을 원망해본들 달라질 것은 없다. 그 누구도 그 짐을 대신 져주지 않는다.
오늘의 청년들 역시 자기 책임이 아닌 고통을 겪고 있다.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평생이 하루라면 20대 청년의 인생 시계는 이제 겨우 오전 9시에 왔을 뿐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러니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가슴에 와닿는 글이다. 지금의 내가 짊어진 무게는 내가 져야 한다. 다만 그 무게가 너무 무겁고 아플 뿐이다. 목놓아 꺼이꺼이 울어야 될 만큼은 아니라고 위로도 해본다. 하루, 이틀 지나면 아무 일도 아닌 거야라고. 훌쩍훌쩍 남몰래 화장실에서 몇 분 울먹이고 말 그 정도 일이라고 위로도 해본다. 그렇지만... 아무 일이 아닌 것이 되기 전 까지는 누구나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불행하고, 힘들고, 마음 아픈 법이다.
인생이 하루라면 나는 아마도 정오쯤일게다. 직장 생활만 해도 20여 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좌절!! 포기보다는 조급함!! 그리고 아쉬움!!이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듯 오늘 또 하루를 살아간다
나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시계 바늘은 달려간다. 또다시 출근과 퇴근을 해야 한다. 불편한 사람들과 계속 만나야 하고, 쌓여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작은 다짐을 해본다 "너무 멀리 내다보지 말고, 오늘 하루라는 계단만 잘 올라가 보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