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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Jun 04. 2022

세 자매 엄마의 거침없는 경단녀 취업 일기

쉰살 아줌마의 고군분투 취업 일기

쉰 살!! 신중년의 아줌마가 일을 내고야 말았다.

"나 공무원 합격했다" 세 자매의 엄마, 신중년으로 접어든 언니의 카톡 메시지이다. 공부 시작에서부터 취업까지 그 오래 시간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최근 2년여 동안 15번의 지원과 7번의 면접!! 잘봤다고 생각했지만, 간절히 바랬지만 언니와의 인연이 아니었는지 불합격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핸디캡이기에 하루라도 더 젊을 때 취업해야겠다는 절실함으로 졸음을 쫓아가며 지원서를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던 그 시간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신중년의 아줌마가 해내고야 말았다.


북한산봄풍경 @비긴어게인
북한산에서 힐링 @비긴어게인


얼마 전 언니와 함께 기분 좋게 북한산 등산을 했다. 몇 주에 한번 같이 다니는 곳이다. 꽃도 피었고, 새싹도 피어났다. 지금 언니의 마음처럼. 등산을 할 때 언니의 얘기 대부분은 취업지원과 면접을 본 이야기인데, 언니의 힘듦!!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불만!! 그런 말은 온데 간데 없다. 그저 그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주어진 보상이 행복하기만 한 듯하다



언니도 피해 갈 수 없었던 경단녀의 일상

경력단절!! 언니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결혼 후 1년은 직장을 다녔지만 결국, 육아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첫 아이를 낳고 집안 살림을 하는 전업주부의 일상으로 익숙해져 갔다. 둘째를 낳고, 셋째를 낳고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어느 날 마흔이 넘어서면서 잔잔한 일상에서 고개를 내미는 것들이 생겨났다. 서울에서 외벌이 가장의 수입으로 다섯 가족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현타가 왔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결혼했나!! 아이가 크면 나중에 나는? 남편은 매일 야근에 생쥐 레이스처럼 반복되는, 나아지지 않는 삶이 퍽퍽했다. 외벌이 남편에 대한 미안함!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간절함!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라서 제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면 그때 아이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한다.


도전!! 남들이 사는 세상으로!!

언니는 무엇이든지 해보기로 하고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사회복지사 공부를 추천받았다. 향후 운전면허증만큼이나 수요가 많아질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방통대에 입학하여 치열하게 공부했다. 집안일을 하고 틈틈이, 지친 몸으로 졸음을 몰아가며 공부를 하고 시험 기간에는 아이들과 남편이 잠든 새벽부터 꼬박 밤을 새워 아침까지 공부를 했다고 한다. 한두 시간 눈을 붙이고 다시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면서 사교육을 하지 않고 언니가 직접 초등학생 조카의 교육까지  맡았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최선이었고 치열했다.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면 취업이 되는 줄!!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고 순탄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하는 '블라인더 면접'이라고 하지만 이미 '청년우대취업'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에 경단녀인 언니에게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채용은 1~2명인데,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사로 기회를 쌓고 싶은데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한 것을 깨달아야 했다. 그렇다고 포기란 없다. 개월 수가 적든 크든 이력을 쌓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세우고 공공기관, 민간기관, 개인이 운영하는 곳 등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고 한다. 최근 2년여 동안 15번의 지원과 7번의 면접!! 그리고 공무원 합격!! 언니도 남들이 사는 세상으로 들어갔다. 우리 일상엔 늘 '작심삼일'이 있다. 어쩌면 포기를 했을 수도 있는 충분한 기간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룬 세 아이의 엄마가 대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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