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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Mar 09. 2023

치열함은 없어도, 간절함은 여전하다

나는 치열하게 살았을까??

치열함으로 살아간다는 건?

SNS를 통해 핫하다고 해서,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 대사이다. 놀라웠다. “와. 강사가 저런 생각을?”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생계를 위해 일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어쩌면 일이 힘들다는 것은 ‘월급’을 받기 위해 해야 하는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런데, 직장에서 ‘일’뿐만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 가치를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직장인에게 '그 이상'의 가치는 무엇일까? 드라마의 이 명대사처럼, 어쩌면 자신이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을 ‘치열하게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간절함’을 담아 처리할 때 그 누군가가 얻는 무엇(?)이 아닐까 생각한다. 


드라마 '일타스캔들'


얼마 전 토요일, 우연히 듣게 된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했다. 1부 세션에서 몇몇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는 모습을 본 강사가 2부 세션에 앞서서 개인의 경험을 얘기했다.


세무사 공부를 준비할 때  1년을 계획했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새벽 6시부터 밤 12까지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주변 친구나 후배들이 "컨디션이 안 좋아요" "누가 만나자고 해요" "힘들어요" 라며 아까운 시간을 술마시며 보낼 때 "시간을 저렇게 보내면 이곳에서 1년 더 공부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본인은 치열하고 절실하게 공부만 했다고 한다. 


그렇게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앞둔 상태에서 문득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합격할 자신은 있었지만,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 그걸로 불합격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본인이 평소 장이 안좋은걸 알았기에, 시험 일주일전부터 매일 매일을 시험 당일과 동일한 상황을 만들면서 철저한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매일 점심시간에 독서실 1층에 있는 김밥집에서 기본김밥을 먹으면서 본인의 몸에도 인지시키고, 그 김밥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였다. 시험 당일 날 독서실 김밥집에서 늘 먹었던 김밥을 사서 시험장으로 갔고, 매일 먹었던 그 시간에 김밥을 먹었고, 아무 탈없이 오후 시험을 쳤다고 한다.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간절해야 하고, 치열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나는, 과연 어떤 간절함으로 치열함으로 살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AICPA(미국공인회계사) 도전!!

 

2010~2011년, 서른 중반에 AICPA에 도전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라이프가 있는 삶이 아니어서 추가적인 역량이나 자격 등이 있어야 라이프도 즐기며 새로운 일거리도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11과 목이나 되는 세부 과정을 1년여 동안 들었다. 평일 저녁에 수업을 들어야 하면, 학원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야근으로 회사에 다시 돌아와야 했고, 주말에는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수업을 들었다. 나의 백팩은 언제나 어깨가 뒤로 젖혀질 만큼 무거웠고,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발걸음과 마음도 내 백팩만큼이나 무거웠다. 그렇게 1년여를 보냈다. 간절함은 있었지만, 치열함이 있었을까? 일 우선을 핑계로, 미국에 시험을 보러 갈 때 완벽하게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고 난 후 버지니아 한 커피숍에서 커피를 시켜놓고 앉았을 때 눈물이 나왔다. 무엇에 대한 눈물인지는 모른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시험은 떨어졌네" " 이걸 또 해야 하나"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그렇게 보내고 돌아와 나는 결국 시험을 포기했다. 그 일년을 다시 살아간다는 것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간절함은 있었지만 치열함은 부족했었던 같다.


대학원 학업

AICPA에 떨어지고, 바로 대학원에 갔다. 2012~2014년,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보냈다.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프로젝트의 책임을 져야하는 PM(Project Manager)을 맡았다. 새로운 직책을 맡으면서 욕심과 열정과 더불어 시행착오도 있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에 다소 삐거덕거림이 있는 상태에서 , 대학원 공부도 해야 했다. 일주일에 2회 이상의 수업, 주말 토요일의 수업이 그 상황에서는 버거웠다. 평일 학교에 가는 날이면 낮에 조바심이 난다.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지만 학교로 향한다. 수업을 듣고 있는 시간에도 얼굴에는 일 걱정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수업이 끝나면 택시를 타고 다시 회사로 돌아온다. 동기들 사이에서 나의 별명은 '택시우먼'이었다. 수업이 끝나면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늘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갔기 때문이다. 회사로 돌아와 1~2시간 일을 하면 12시. 그렇게 집에 가고 또다시 일상의 반복!!. 일도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2가지 일을 병행했다. 그렇게 2년 반을 보냈다.


치열함은 없어도, 간절함은 여전하다.

서른 후반, 일과 학업에 간절했고, 치열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만약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처럼 간절하고 치열하게 생활할 것이다.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게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은, 다소 치열함은 줄었을 수 있으나 간절함은 여전하다. 비록, 가끔 매너리즘에 빠져 그냥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과,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5시에 기상하여 퇴근 전, 퇴근 후 일상 루틴을 유지하기 위한 일정계획을 수립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간절함과 치열함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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