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관계는 리셋된다. 다만 길게 갈 사람과 짧게 갈 사람이 구분될 뿐!!
나의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1,000여 개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아니야. 어떤 오해가 있을 거야, 그럴 사람이 아니야"라고 온전히 '나의 편'이 되어줄 사람은 몇 명일까? 확신할 수 없다. 누군가가 영원히 '나의 편'이 되기를 바라고 기대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인간관계는 리셋(?)된다. 단, 길게 갈 사람과 짧게 갈 사람이 구분될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일정한 시간(=출근시간)이 되면 '회사'라는 구조 안에서 생활을 한다.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마음이 맞는 누군가와 아주 특별한 친밀한 관계를 가져가려 한다. 모든 것에는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고, 굉장히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마음과 시간을 쏟은 이 관계는 어느 순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관계'가 된다. 그 관계는 '같은 회사 동료'일뿐이다.
나도 그랬다. 힘들어도 괜찮은 척, 하기 싫어도 좋은 척하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나의 감정과 시간을 소모하며 노력했다. 직장에서도 단짝 친구(?)를 만들고, 점심을 같이 먹을 사람을 찾고, 어떤 누군가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면서 너와 나는 한 팀(?)이라는 이상한 테두리로 묶었고 서로가 서로에 대한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친밀했고, 잘 통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 관계에서 위로받고 싶어 했다. 일을 하기 위해서 모인 곳인데, 마치 친목을 위해 모인 것으로 오해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가 소홀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좋지 않은 감정으로 '서로가 서로를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그 관계가 갈라지고 힘들어하는 순간이 반드시 생긴다. 위치와 역할이 변화되고, 그 변화의 과정에 '흔들림'이 동반될 수 밖에 었다. 사람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아주 큰 힘이 있다. 그 힘은 직장에서 힘든 시간을 함께한 동료와의 끈끈한 관계안에서 크고 작게 '깨진 조각'으로 표출된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떤 생각의 세계로 초대받고 초대할지 예상하기 어렵고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절대적 신뢰', '끊어지지 않는 영원한 관계'는 없다. 지금의 관계가 좋다고 계속 유지될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내편으로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 받는 것... 지독히도 가슴 아픈 일!!
"가까운 사람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좀 서운하게 하면 토라지게 된다. 상처를 받는 것은 가깝기 때문에 그렇다. 활을 쏘아야 멀어서 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문제인데, 내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 돼요. 누구에 대해서도"(By 유시민)
직장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지 말아야 하는 이유
나의 초보리더 시절, 중요한 사실을 몰랐다. 몇 명의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테두리를 만들고 '돈독하고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관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맞아야 했다. 리더가 되면 2가지 관점에서 누군가와 특별히 가까운 관계는 없애야 한다
첫째는, 누구나 리더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 '고의적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이야기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부풀림과 왜곡이 발생된다. 동일한 상황일지라도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때로는 인정받기 위해 '누군가에게 유리'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따라서 리더가 되면 '팩트 체크'가 매우 중요하다. 동료들 間 의견 조율의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 '사실'로 단정하고 '판단'을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 관련된 사람의 의견을 모두 듣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누군가와의 친밀한 관계에서 오는 '잘못된 판단'이 발생될 수 있다. 업무에 감정을 배제하고 공평하게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적어도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선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굉장히 특별했던 '나의 편'은 언제든지 '남의 편'이 될 수 있다.
리더는 상황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고 시급한 문제를 해결(Solution) 해야 하는 부담감속에 늘 외로운 존재이다. 특히 초보리더의 경우, 그 책임감이 크고 여러번의 시행착오도 발생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한다. 리더도 사람이기 때문에 같이 공감해 주고, 이야기 나누며 들어 줄 친구가 필요하다. 리더로서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고민, 굳이 솔루션을 주지 않아도 지금의 내 상황, 내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사람들은 자기를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사람한테 마음을 열고 친근감을 표현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조직 내 믿었던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나의 속마음이 어느 순간 화살이 되어 날아온다. 화살 맞은 상처는 아물었는데도 화살을 쏜 믿었던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는 통제하기 어려울 수준까지 달한다.
인생에서 나와 가장 길게 갈 사람은 '나'이다
나만이 나의 가장 내 편이 될 수 있다. 누군가가 내 편이 되는 시간보다 누구도 내 편이 되어 주지 않을때 시간이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 "나는 절대 혼자이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직장생활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면역력을 잘 기르고 건강을 체크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내가 지금 믿고 의지하고 있는 사람은 언제나 내 편일 것 같지만, 의지와 무관하게 상황은 변하게 되어 있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은 변함없이 신뢰를 주고 받는 상황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의 뜻과는 다르게 나는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는 예상을 해야 한다. 상황과 사람은 변한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나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감정과 시간을 소모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