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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그렇게 쉽게 안 열려요.

조급함은 넣어두는 게 어때?

by 환오 Mar 09. 2025

<엄마의 유산 2> 집필을 향한 지금 내 위치는?

아직 삽을 들지도 못한 상태.

더 정확히 말하면 책만 파야 하는 기초 중의 쌩 기초 단계를 지나가고 있다.     


이번 주 목요일도 조원들과 지담 작가와 온라인 줌미팅이 있었다.

원래 정해진 시간은 10시부터 11시 30분이지만 30분을 훌쩍 지나 12시를 넘겨버렸다.

와, 10분 같은 2시간 뭐지?

( 2시간 뭘 혼자서 집중해서 하기도 벅찬 시간인데 와 이리 빨리 가노...)  

   

같은 조원 작가들은 일주일 동안 다시 원고를 수정해서 자료조사와 독서도 겸비 글을 더 쫀쫀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아직 제로베이스라 지담 작가의 추천 도서인 <키루스의 교육>만 딥하게 파면된다.

왠지 내가 이 중에서 제일 쉬워 보일 수도?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분명 수업시간에는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면서 가득 찼는데 끝나고 혼자가 되면 다시 머릿속이 혼돈의 카오스 상태가 된다.     


내가 이 책을 딥하게 파고 난 뒤에는 키워드도 뽑아야 하고 글의 전체적인 구성도 짜야하는데.

그렇게 못한다면?     


자꾸 일어나지 않은 이프(if)를 갔다 붙인다.     


만약에,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데도 나 못해내면 어쩌지?

만약에,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는데도 얻는 게 없으면 어쩌지?

만약에, 이렇게 고생했는데 도돌이표처럼 다시 빈손으로 돌아오면 어쩌지?     


왜 자꾸 만약을 가져다 붙이는지 마음속 깊이 내면의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어쩌면 나는 실패해도 괜찮을만한 그럴듯한 안식처를 미리 확보해 두려는 건 아닐까?     

제 작년에는 부동산 강의를 들었었고 작년에는 돈을 벌어보겠다고 유뷰트 강의를 들었다.

나는 그럼 강의만 듣고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을까?     


아니다.

적어도 부동산 강의를 듣고 나서는 처음 내 집 마련을 했을 때 법무사 수수료를 눈탱이 맞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며(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월급쟁이 부자 너나위님) 작년에 들은 비즈니스 PT를 통해서는 유튜브는 조회수와 구독자 수로 돈 버는 게 아니란 사실도 알았다.(그래서 더 힘든지도 알게 되었지)     


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봐야 아냐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애나 봤음 수업료는 아끼지 않았냐고?     


표면적으로는 그랬을지 모른다.

플러스가 돼도 모자를 내 통장 잔고가 줄어든 건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부동산이던 어떤 분야던 사람들은 으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 지식들을(실제로는 모르지만) 아무 이유 없이 공유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모르는 게 부끄러워 주변에 물어보지도 않고 산다.

그러다가 사기도 당하고 눈탱이도 맞게 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아무 조건 없이 내게 무언가를 내어주는 사람은 우리 부모님 뿐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지식들을 나누는데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이타(利他)의 마음으로 모두의 성장을 바라는 분을 만나게 됐다.

지담 작가님은 내가 평소에 접할 수 없는 박사라는 명함을 가지고 계시지만 정작 본인은 그 명함은 그야말로 명함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신다.

소위 식자층에서 볼 수 있는 거만함이(내 편견인지도) 그녀에게는 없었으며, 목표를 향해서라면 나머지 필요 없는 것들은 다 쳐내는 그 결단력과 강단을 본받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리고 이번에는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는 바람이 마음속에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작심삼일로 끝날 거 같던 매일 글쓰기는 어느덧 50일을 넘겼다.

솔직히 매일 글쓰기 힘들다.

일주일에 한 번 브런치에 글 올릴 때도 힘들었는데 매일이라니...     


누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보니 나는 나와의 약속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작년에 유튜브 강의를 포기하고 그만둘 때도 심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삼켰다.

허리 디스크로 입원하고 가족들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다.

그런데 지담 작가님의 글을 보고 아픈 것은 포기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핑계라는 걸 알았다.     


정신과 선생님은 하루에 한 시간은 나를 위해서 시간을 써야 한다고

내 비루한 몸부터 챙기라고 하셨지만

나는 이런 나를 이기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 이전까지는 아프면 내려놓는 건 당연한 코스였지만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잠깐 쉴 수는 있을지언정 중도 포기할 일을 없으리라.          


언제부터 글 써봤다고 그렇게 욕심부릴래?

이제 겨우 50일 넘겼어.

50일 매일 글 쓴 걸로 네 이름으로 책 내면 누가 사줄 거 같니?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거 너도 이제는 잘 알잖아.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마음속에 가득한 욕심을.

불안한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떠들썩한 것을 좋아하는 이는 부지런한 게 아니라 조급한 마음이 앞서고 있을 따름이고,
어떠한 행동도 귀찮은 일이라고 판단하는 이는, 침착한 게 아니라 나태하고 무기력할 따름이네.(주 1)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이전처럼 중도포기만 하지 말자.

남들하고 비교하면서 네 글이 못났다고 자괴감에만 빠지지 말자.     


열매가 그렇게 쉽게 맺어지지 않잖아.

그러니까 너도 견뎌내야 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지금의 시간들을.   





주 1> 세네카 삶의 지혜를 위한 편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동서문화사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7: [!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목요일 오전 7: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시짜 이야기]

금요일 오전 7: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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