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 몸 전체를 담가보자!! (feat. 키루스의 교육)
그지 같은 나의 첫 번째 원고를 다시 매만져야 한다.
(아니 근데 매만질거나 있나?)
첫 번째 과제는 내 안에 부족한 지식을 채워줄 양식=바로 책을 읽어야 한다.
지난주 목요일 지담 작가님이 리더십과 관련해 추천해 주신 ‘키루스의 교육’을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려니 연휴가 껴서 이번 주 목요일에나 도착 예정.
<엄마의 유산 2> 온라인 모임 다음날 바로 도서관 가서 빌렸어야 했는데 토요일 갔더니 도서관은 굳게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
그렇다. 지난주 토요일은 삼월의 첫날.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순국선열하신 조상들을 기리는 날, 바로 삼일절.
도서관은 공휴일에 절대 문을 열지 않는다.
삼일절은 알았으면서 공휴일인지는 왜 몰랐을까?
금요일 왜 안 갔니? 왜 안 갔어!!
환오 너 지금 안 급하구나 나에게 셀프맴매를 해본다.
급한 마음으로 일요일 아침에 바로 갔더니 다행히 아무도 빌려가지 않은 고전서적.
‘키루스의 교육’을 집어 들고 나온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애제자 크세노폰이 지었다.
(철학적인 지식에 있어 신생아 수준인 나는 크세노폰(주1)과 키루스(주2)가 누군지 참 낯설다)
크세노폰이 보기에 소크라테스는 정치교사이며, 키루스는 바람직한 정치적 인간이다.
키루스는 단순히 정치자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지혜를 일깨워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왕은 더더욱 아니다. 키루스는 현실을 주의 깊게 살피지만 현실에 사로잡히지 않음으로써 정치적 인간이 된다. 그는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 통치하며 공동체의 안정과 질서 나아가 발전을 이룩한다.
‘키루스의 교육’은 이러한 정치적 인간의 전형을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그것을 교묘하게 변형시켜 역사소설( historical roman)이라는 형식을 빌려 설명하는 크세노폰의 최고 걸작이다
-YES24 책소개-
리뷰가 많지는 않지만(읽기 어려운 고전이라 잘 팔리지 않을 거란 추측을 해본다)
대부분 극찬하는 내용이었다.
몇 번을 읽어야 하는 책, 리더십에 대한 최고의 책이라고 하는 걸 보니
빨리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 시대 진정한 리더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키루스의 교육’인 이유를 나도 알고 싶다!!!
짧은 시간 동안 읽은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문장을 옮겨볼까 한다.
현재의 즐거움을 금하는 사람은 자신이 결코 즐길 수 없기 때문에 금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기 절제를 통해 때가 오면 더 많은 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하기 때문에 금한다고 나는 믿고 있소.
-키루스의 교육 p85-
리더의 위치에 서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서야 할까.
내 가슴에 꽂힌 단어.
자기 절제
당장의 쾌락을 위해서 자신을 소모하는 사람
당장의 욕심을 위해서 자신을 소모하는 사람
당장의 욕구를 위해서 자신을 소모하는 사람
당장의 욕망을 위해서 자신을 소모하는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눈앞에 보이는 달콤한 사탕을 내미는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해야 할일이 있는데도 적절히 타협을 하지는 않았던가.
이 정도면 됐지.
나는 엄마의 자리가 더 중요해.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해.
어쩔 때는 아들 둘이라는 강력한 무기 앞에 현실과 적당히 절충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던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이들한테 엄마의 자리는 유아기에 이어 청소년기까지 생애 가장 중요한 시기인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자리를 남이 채워줄 수 없어 회사도 포기한 채 육아에 매달렸다.
하지만 매달린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육아책에서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있어 양보다 질을 중요시했다.
질적인 육아가 아이한테도, 엄마한테도 이득인건 알지만 이론과 현실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기만 했다.
돈을 포기했는데 이도저도 난 잘하는 게 왜 없지라는 자괴감에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지기 일쑤.
나는 그동안 자기 절제를 절반 정도만 해왔다는 걸 알았다.
끝까지 나를 비워내는 게 아니라 애매하게 발을 담그는 정도만.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전부를 걸진 않았다.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끝까지 경기를 다 뛴 적도 없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후회, 절망, 미련 등등의 감정들을 다시 반복해서 느끼고 싶지 않다.
나만의 삶의 신조는 '최선을 다하자'였다.
실패를 했을 때 다시 돌아본다 해도 그만큼은 다시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갈아 넣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99%에서 항상 1%가 부족했던 건 아니었는지 돌이켜본다.
이제는 그 1%를 채우기 위해 나를 완전히 절제해야만 한다.
생각은 금지.
행동으로 나를 일으켜서 나머지 1%도 채워질 그날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정진하자.
주1> 기원전 430년~기원전 354년경 아테네 출신으로 소크라테스의 애제자다.
주2> 캄비세스 1세의 아들로서 기원전 557년경 안샨이라는 조그만 왕국의 왕이 되었다. 당시 안샨 왕국은 메디아 왕국의 속국이었다. 키루스는 먼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한 후, 기원전 550년부터 대외 정복전쟁을 시작했다. 기원전 550년에는 메디아를, 기원전 546년에는 사루디스와 리디아를 정벌했고, 기원전 539년에는 신바빌로니아 왕국을 정벌했다. 이로써 키루스는 페르시아 왕으로는 최초로 대제국을 건설했다.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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