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요 선생님..
기특이가 방문학습지를 한 게 거의 4년 정도 되어간다.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시작했으니 선생님과의 인연도 적지 않은 시간.
주 2회씩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는 선생님을 처음에는 어색한 미소로 맞이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환한 찐 미소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이가 있어 보였다.
추측만 했던 내 생각이 둘째 때문에 확신이 되었던 에피소드가 있다.
아이다운 순수함으로 선생님이란 호칭 대신 '할머니'라고 불러서 그 순간 얼마나 당혹스럽던지.
할머니 아니고 선생님이라고 아이를 다그쳤던 기억이 난다.
기특이가 하기 싫어서 징징거릴 때도 화 한 번 내시지 않고 끝까지 아이를 이끌어주시던 모습.
그녀의 경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은 많았다.
징징대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리면 속에서 애간장이 타들어갔다.
수업이 끝나고 대신 사과를 해도 괜찮다며 손사례를 치던 그녀.
그런 그녀와의 인연이 끝이 났다.
마지막 그녀와 인사를 할 때 나는 악수를 청하면서 말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바보같이 눈물이 흘러 금세 딸기코로 변하는 내 모습을 보고 선생님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게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새기고 아쉽지만 이별을 맞이했다.
아이는 이 헤어짐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듯했다.
새로운 선생님이 오신 지 한 달 정도 되어가니 아이는 기억 속에 이전 선생님을 잊은 듯 보인다.
단순히 돈을 받고 일을 했다는 것 이상으로 그녀도 나도 우리는 아이를 사이에 두고 정을 쌓았다.
아이가 느린 것 때문에 걱정이 많은 나를 기특이가 연산에 강하다고 잘하고 있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내가 끼고 있는 색안경을 벗게 만드는 그녀에게 느끼는 내적친밀감은 날이 갈수록 농도가 짙어졌다.
살면서 세상에 감사함을 느낄 때가 이런 거다.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에도 온전히 전해질 때.
선한 그녀의 얼굴이 여전히 생각이 나고 그립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인연들이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중에 기억에 남는 인연도 있다.
그녀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가 어디에 있던 무얼 하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