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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난 Jul 21. 2019

에펠탑에서 에펠탑으로

프랑스 여행

스트라스부르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이번 숙소는 루브르 박물관 근처가 아닌 몽파르나스역 근처에 잡았다. 에펠탑이 훤히 보이는 곳이었다. 다음날 아침. 프런트 직원에게 에펠탑으로 가 방법을 물어보니 걸어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대답. 눈앞에 보이기도 하고 날씨도 좋았지만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출발할 때 에펠탑 방향으로 가던 버스는 첫 번째 블록을 지나 우회전을 하더니 점점 에펠탑에서 멀어져 갔다. 그제야 행선지를 확인해 보니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버스는 떠나버린 것을.... 이동하면서 버스노선을 점검해 보니 룩셈부르크 정원이 있었다.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곳이 어디든 여행자의 호기심이 자극을 받았으면 되니까....




참으로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튈르리 정원이 멋지다면 여기는 아름답다고 해야 옳을 듯했다. 파리에 있는 공원 중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바로 여기라는 말에 수긍이 갔다. 여기에서 파리지엔느 흉내를 내 보기로 했다. 따사로운 햇볕에 온 몸을 맡기고, 공원 매점에 가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먹었다. 바게트가 조금 질기기는 했지만 분위기 때문인지 맛있었다. 

룩셈부르크 정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소르본느 대학이 있었다. 이왕 파리까지 왔으니 캠퍼스 구경이나 하려고 공원을 나서는데 멀리 낯익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판테옹 성당이었다.  며칠 전 판테옹 성당을 다녀가며 로댕미술관으로 이동하려고 대중교통을 찾아 헤매던 곳이 룩셈부르크 공원 앞이었던 것이다. 이미 다녀간 곳을 못 알아보고 멋진 곳이라고 좋아했다니.... 그날 로댕미술관으로 가며 길을 헷갈려 엄청 고생했었 다. 고생한 일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는 걸까. 두 번씩 다녀간 판테옹과 룩셈부르크 공원을 보며 모처럼 크게 한번 웃었다.





소르본느 대학 안으로 들어가려니까 경비가 가로막아 섰다. 몸짓을 보니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았다. 짧은 영어와 주워들은 불어로 말했다. "우리 애가 이 대학에 진학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사전에 돌아보려고...."  말이 통했는지 아니면 선량해 보였는지 딱 2분만 줄 테니 사진만 찍고 나오란다. "멸치볶음 (메르시 보꾸)"하고 얼른 들어갔다. 그곳에서 20여분 동안 사진도 찍고 프랑스 지성들의 기 듬뿍 받고 나왔다.

소르본느 대학을 나와 콩코드 광장으로 이동한 뒤 마들렌 성당을 돌아보고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 개선문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증샷!



개선문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좀체 양보할 줄 모르는 사내가 얄미워 그의 모습부터 한 장 찍었다. 에펠탑에 도착했다. 잔디에 앉아 쉬고 있는데 불이 켜지기 시작다. 간이 지나면서 화려한 빛이 에펠탑을 뒤덮었다. 그리고 정각 10시가 되자 화려한 빛의 축제가 5분간 벌어졌다. 




아침에 가려했던 에펠탑을 돌고 돌아 밤이 되어서야 갈 수 있었다. 덕택에 의도하지 않았던 에펠탑과 파리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하루의 피로를 모두 날려 주는 아름다운 밤을 만 것이다. 이것도 전화위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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