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이나 윗사람이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면 “더블 샷입니다.”라고 대답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어떤 이는 “Latte is horse.”라고 응수하기도 한단다. 물론 우스갯소리고 불퉁스러운 심사의 표출이다. 생뚱맞기만 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 마치 난센스 퀴즈를 듣는 기분이었다.
올해 들어 꼰대라는 말이 부쩍 많이 회자되고 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도 ‘꼰대’를 주제로 한 책이다. 80년대 생인 저자가 90년대 생인 후배에게서 세대 차이를 느껴서 썼다고 한다. 나이 차가 많지 않아도 세대차를 느끼고, 나이 몇 살 더 먹었다고 ‘꼰대’ 소리를 듣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여 영국 국영 TV 방송사 BBC는 ‘꼰대(kkondae)’를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는 설명과 함께 ‘오늘의 단어’로 선정했다. BBC의 해석대로라면 꼰대란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다. '꼰대'라는 단어가 나이 든 세대들의 전유물은 아닌 셈이다.
꼰대란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 (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
공감능력과 관련하여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교와 에모리 대학이 공동으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발표했다. 연소득이 13만 1,000달러 이상인 부자들은 연소득이 50,000달러 수준인 사람들보다 타인과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는 날짜가 1년 동안 평균 6.4일이 적다는 것이다. 미국 UC버클리 대학도 공감능력을 둘러싼 비슷한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피 실험군을 자산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으로 나누고 다양한 표정을 짓는 20명의 인물사진을 보여주며 사진 속 인물들의 감정을 맞춰보라는 미션을 준 것이다. 실험 결과 자산이 많은 사람들은 자산이 적은 사람들보다 감정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실험들은 공통적으로 부자들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더라도 자기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미미해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도움받을 일이 많기 때문에 공감능력도 높다고 분석했다. 공감능력이 높거나 낮은 것이 결국 개인의 이기적 행태라는 의미인 것이다.
부자들이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치더라도, 꼰대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꼰대들도 모두 부자여서일까? 꼰대들이 “나 때는~”하고 운을 떼면 젊은이들은 그 말을 ‘Latte~’라고 비틀어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Latte는 더블 샷입니다.”라고 패러디하거나 “Latte is horse.”라고 비꼬아 응수한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은 “우리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 세대'의 오만을 꼬집는 말이 아닐까? 게다가 ‘다음 세대’는 ‘우리 세대’의 오만함을 받아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만함에 더해 공감능력마저 떨어져 “나 때는 더블 샷입니다.”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