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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저의 두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쓰고 싶었던 내용은 예전부터 어느 정도 잡혀 있었지만 다 쓰고 보니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아 처음부터 갈아엎기도 했고요. 출판사 내부 사정으로 몇 달간 묵혔다가 출간에 임박하여 다시 교정을 보니 남의 글 같아 낯설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기후 위기에 대해 글을 써 왔던 저인데요, 사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 ‘에너지 전환’입니다.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로 세상을 굴리던 인류가, 이제 와서 모든 걸 바꾸려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논의의 출발점인 화석 연료부터 시작해서, 계속 화두인 재생 에너지, 뜨거운 감자인 원자력, 현재 에너지 인프라의 문제점과 에너지 가격, 수소와 탄소 포집, 저장 기술, 셰일까지 폭넓게 다루려고 노력했지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되는 과학에서 출발하는 대신, 바로 우리 곁에 다가온 기후 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여 에너지 이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너무 어렵고 딱딱해져서, 과학적 엄격함에는 힘을 쫙 풀고 ‘다이어트’라는 친근한 주제로 풀어보았습니다. 따라서 기술적 엄밀함을 따지는 독자 분들께는 지적받을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보다 득이 많기를 바랄 뿐이죠.
그러나 세상은…
전 책의 제목이 <이제 지구는 망한 걸까요?>였는데요, 정말 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지구가 에너지 좀 바꿔 달래요!>인데, 안 바꾸면 정말로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해 버릴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요. 지구가 아니라 인류가 말이죠. (인터넷에 보니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이쯤 되면 지구는 계속 신호를 주고 있는데 눈치 더럽게 없는 인간들이 끈덕지게 살아 있는 거 아니냐고..)
지난번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은 1도 남짓이었는데, 올해 1.5도를 넘길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도가 넘으면 다 같이 망하기 때문에 목표를 1.5도로 잡자고 했었는데, 그게 무색해졌단 거죠. 빙하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녹고 있고, 스페인에는 사상 유례없는 물난리가 났었고, 바다에 열이 너무 많이 축적되어 해양 생태계는 죄다 죽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에서는 환경 정책에 미온적인 사람이 다시 대통령 자리에 앉을 것이고, 기타 거대 배출국들, 특히 개도국들은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쟤도 안 하는데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겠죠. 기후나 환경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한데, 향후 4년은 거꾸로 가지 않을까 싶어 우려가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은데 말이죠.
그러고 보면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 글을 쓰게 된 것도 이런저런 이슈를 공부하며 제가 아는 걸 남들에게도 알리고 싶었을 뿐인데, 출판사의 눈에 띄어 출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책인 데다 베스트셀러도 아니지만, 그래도 재쇄도 하고 시비 거는 이메일(!) 받아보고, 제법 작가다운 모먼트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나의 생각이 하나로 묶여 책의 형태를 띠고 이 세상을 항해하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기쁨과는 별개로, 향후 10년만 지나도 기후와 환경이 얼마나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할지 깊은 걱정이 앞서네요. 전 책이 “이렇게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요지였다면, 이번 책은 “이게 바로 그걸 해결할 방법인데, 사실 이것조차 딱히 답이 없는 실정이다”라는 게 결론입니다(…어쩌자는 거).
그래도, 한 명의 작가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지구 위를 살아가는 한 명의 생명체로서 누군가에게 이 소리가 닿는다면 참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좀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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