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은 삶의 '설명서'가 아닌 '나침반'을 준다.

내담자는 심리상담실에서 무엇을 가져가는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많은 분들이 마음속에 가장 먼저 품는 질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삶의 문제가 마치 수학 공식처럼 명쾌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거라 기대하며, 상담을 그 해답을 배우는 '수업'으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청연에서 이루어지는 게슈탈트 심리치료(Gestalt Psychotherapy)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심리상담은 정답을 찾는 지적인 배움의 과정이 아니라,

뭔가를 바꾸지 않아도 괜찮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만나고 느끼는 생생한 '체험'의 장이라고,


신기하게도 그 체험에서 일어나는 안정감.

이것이 바로 당신이 그토록 찾아 헤메던 평온이자 행복(Ataraxia)이라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상담실에서 체험한 것과 같이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말을 통한 설명으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오직 체험으로 체득됩니다.

images.jpeg 체험을 해볼 때, '진짜' 아는 것...

여담으로, (나이가 어린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예전에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이 직업 현장을 직접 '체험'(개고생)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유난히 꾸준하게 사랑 받았던 이유에는 설명과 간접이 아닌 진짜 '체험'이 있었고 그것을 증언하는 당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결책'이라는 함정: '왜'가 아닌 '어떻게'에 집중하기


우리는 종종 문제의 원인을 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라는 질문 뒤에는, 그 원인을 분석하고 제거하면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숨어 있습니다.

34a8b64306dde730c2df630dc640e334.jpg 개선에 개선을 더해...!

하지만 게슈탈트 치료의 창시자 펄스(Fritz Perls)는 이러한 '원인 찾기'가 오히려 현재의 생생한 감정을 회피하고 '생각'의 세계로 도망치는 지성화(Intellectualization)의 덫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과거의 상처를 분석하며 현재의 고통을 정당화하는 동안, 우리는 '지금-여기(Here and Now)'에서 실제로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는지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게슈탈트 상담자는 "왜?"라고 묻는 대신
"어떻게(How)?" 그리고 "무엇을(What)?" 이라고 질문합니다.


"지금 그 불안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나요?"

"불안을 느낄 때, 당신의 몸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나요?"

"그 말을 하는 지금, 당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나요?"


이러한 질문은 우리를 과거의 원인 분석이나 미래의 해결책 탐색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생생한 감각과 감정, 욕구의 세계로 이끕니다. 문제를 '분석'하는 대신,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 자신의 방식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b38108a604d30d8fd2be7067c97d092a_res.jpeg 나도 그 감각 한번만...


'알아차림' 그 자체가 변화의 시작


그렇다면 해결책 없이 어떻게 변화가 가능할까요? 게슈탈트 치료의 답은 '알아차림(Awareness)'에 있습니다.

알아차림이란,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나의 감정, 생각, 신체 감각, 욕구를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 체험입니다.


상담은 내담자가 그동안 억압하고 차단했던 자신의 여러 부분을 다시 만나고 접촉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화를 잘 내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내담자에게 상담자는 꽉 쥔 주먹이나 긴장된 어깨를 비춰주며 질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주먹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 같나요?" 이 순간 내담자는 자신의 억압된 분노를 '생각'이 아닌 '신체 감각'으로 생생하게 체험하며 알아차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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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억눌렸던 감정이나 욕구(미해결 과제)를 지금-여기에서 선명하게 알아차리고 온전히 체험할 때, 그것들은 더 이상 우리를 무의식적으로 괴롭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해결책을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경험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이미 시작되는 것입니다.

다운로드 (1).png 와. 안 힘들다.


변화의 역설: '되어가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체험하기


게슈탈트 치료에는 '변화의 역설적 이론'이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는 것을 멈추고, 현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온전히 수용하고 체험할 때 비로소 변화가 일어난다는 놀라운 통찰입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해', '불안을 없애야 해'라는 생각은 종종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이상적인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오히려 내면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더욱 지치게 만듭니다.


상담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배움'의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나를, 나의 불안과 슬픔, 기쁨과 분노, 나의 모든 모순적인 부분을 있는 그대로 만나고 수용하는 '체험'의 과정입니다. 나의 아픔을 온전히 느끼고, 나의 욕구를 똑바로 바라보는 그 깊은 체험 속에서,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자연스러운 성장과 통합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게슈탈트 치료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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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행복의 체험', 경험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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