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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해봄 Oct 05. 2021

 선생님 해우소 갔다 와도 될까요?

근심과 번뇌 써보기

선생님 해우소 갔다 와도 될까요?

벌써 30여 년이 흐른 나의 중학교 시절. 전통 부심 있던 이 학교는 화장실을 특이하게 '해우소'라고 부르게 했다. 화장실 입구에는 '解憂所'라는 간판까지 있었다. 교내에서는 화장실을 화장실이라 부르지 못했고 '해우소'라 불러야 했다. 친구들과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면 짜증을 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말이며 근심과 번뇌를 사라지게 하는 장소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 배변 활동 후의 상쾌함이란!! 





요즘은 너무나 많은 지식과 정보에 노출되다 보니 생각과 마음이 과식한 배처럼 빵빵하다. 오랫동안 배변을 보지 못한 묵직한 아랫배의 불편함이 느껴진다.


어딘가 나의 생각과 감정을 배설할 곳이 필요하다. 이전에는 친구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며 풀어보았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다. 내가 찾은 방법은 글쓰기이다. 확실히 글을 쓰면 생각 정리와 내려놓기가 된다. 다만 정보성 글이 아닌 심도 깊은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좀 편해진다. 그래서 블로그가 요즘 하기 싫다. 가벼운 정보성 글들이 쏟아지는 곳에서 나까지 동참할 필요가 있나 싶다. 나의 글쓰기는 아직까지 해우소 역할인 듯하다.



 근심과 번뇌 써보기 


결혼 전에는 '나'만 생각하고 풀어나가면 되는 것들이 결혼 후 에는 사람 수 x 배수로 고민이 늘어나 버렸다. 


#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 라인이 많으면 좋지만 우리 집은 아직까지 남편의 월급이 유일하다. 그렇기에 돈 관리에 꽤 신경을 썼다. 구구절절 말하면 사연 없는 집이 없지만, 돈에 대해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여기까지 온 것이 가끔 아찔하기도 하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돈을 벌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 어떤 엄마가 될 것인가

자유롭게 아이들을 풀어놓았다. 맘껏 자유롭게 알아서.. 잘 자랄 것이라 생각했는데..물론 잘 자라고 있지만 역시나 구멍이 보인다.  엄마로서 아이들 케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롱이다롱이라고.. 생각이 많아진다. 엄마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엄마이기 때문에 포기했어야 했던 부분인지도 모르겠다.


# 놓지 마 정신줄

아이들이 아프면 정신이 바짝 든다. 아 내가 정신을 놓고 살았구나. 흐트러진 상태를 체크한다. 1주일간 배앓이를 하고 변을 보지 못하는 둘째로 인해 다시 한번 생활을 가다듬어 본다. 밖을 바라보던 시선을 다시 안으로 거둬들인다.   


# 세이노의 가르침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큰 현타를 준 책이다. 정식 출판이 되지 않았지만 대대손손 구전으로 불리는 명저다. 한국사람만 느낄 수 있는 정서가 깔려있다. 요즘은 다들 경제에 관심 많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론만 빠삭한지 투자를 진행해본 사람인지 판단이 된다. 진짜 투자를 경험한 사람들은 확실히 다르다. 그들은 경제 흐름을 참고할 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락장에도 꾸준히 투자를 내고 수익을 낸다. 세상은 좋고 나쁘고의 흐름이 아닌 그저 회색의 세상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 다시 배움

길을 여전히 찾고 있다. 그래서 배워 본다. 하나로 대박을 낼 수 없는 시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가서 길을 걸어가 보는 것.. 이번엔 꽤 비싼 강의료를 지불했다. 결과가 조금이라도 있길 바라본다. 


# 중요한 것

무엇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지 계속 생각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원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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