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유정 Oct 01. 2024

산만함이라는 무기

< 라라크루 금요문장공부 >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 2024.09.20.

[오늘의 문장] - <예민함이라는 무기>, 롤프젤린 지음, 유영미 옮김

감수성이 높고 예민한 성향은 사실 굉장한 재능이다. 높은 감수성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일상의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위협을 더 빨리 감지하고 피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예민하고 감수성이 높은 것이 결코 인생에 괴로움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민한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을 삶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경험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이런 성향이 가진 장점을 이용하고 누린다.


[나의 문장]

잡념이 많고 산만한 성향은 꽤 괜찮은 자질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 때문에 생각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수 있다. 상관없어 보이던 생각의 단편들이 어느 지점에서 극적으로 연결될 때도 있다. 따라서 잡념이 많고 산만하다는 것이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잡념이 많은 사람 중 일부는 우울, 자기혐오, 비관의 늪에 빠지기도 하고 지연된 판단과 결정 때문에 곤란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머릿속 생각의 바다를 여기저기 유영하며 자유로운 사고를 즐긴다.


[나의 이야기] 

책을 읽다가 어느 대목, 특정 단어에 꽂혀 딴생각을 하고 거기에서 이어진 또 다른 생각 때문에 노트북 앞에 앉습니다. 미처 작업을 끝내지도 않고 다른 딴생각이 이끄는 대로 청소를 시작하고 필요한 물건이 생각나 인터넷 장보기를 합니다. 결제도 하지 않은 장보기 화면을 벗어나 갑자기 검색을 시작하고, 그러다 눈에 들어온 어느 기사 하나 때문에 웹 서핑을 합니다. 관련된 책을 어디서 읽었던 것 같아 책장으로 향하는데 널브러진 청소기를 발견해 다시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쉼 없이 잡념의 바다를 헤엄칩니다.


주의력이 산만한 자신을 자책하며 '10분 동안 집중해서 책 읽기, 한 가지 일을 끝내고 다음 것으로 넘어가기' 등의 행동 강령을 만들어보지만 그걸 지키는 일에도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리고 신기한 것은, 해내지 않은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두서도 없고 맥락도 없이 일을 했지만, 책은 계획한 만큼 읽었고 청소도 마쳤으며 장바구니에 담겼던 물건도 제시간에 도착했습니다. 하려던 컴퓨터 작업도 마무리했고 개운한 마음으로 침대에 눕습니다. 또 다른 잡생각을 하다 잠이 들기는 하지만, 잡념 때문에 잠 못 드는 일은 없으니 다행입니다.


< 도둑맞은 집중력 >이라는 책에서는 "딴생각은 다른 형태이자 반드시 필요한 형태의 집중"이라고 말합니다. "딴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의 정신은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 과거를 더듬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정신은 눈앞의 사안만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 다음에 일어날지 모를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며,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딴생각은 창조적 힘이 된다고 예찬합니다.


잡념이 많고 산만한 저의 성향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정신없이 돌아다니지만, 그런 분주함이 즐겁습니다. 분주한 가운데 일어나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대안의 발견을 기대하게 됩니다.




* 라라크루 미션 한줄요약 : 내가 생각하는 나의 부정적인 성향까지 끌어안아보자.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금요문장공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