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시시콜콜

<가족 편>

by 늘봄유정

친구 같은 아빠, 어렵지 않은 아빠.

권위적이지 않은 아빠.

남편이 추구하는 아빠상이다.

좋다. 좋지... 누구나 그런 아빠를 꿈꾸지 않겠는가?


다만, 친구 같은 아빠라고 자식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식이 하는 모든 행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공부 안 하는 것, 밤늦게까지 게임하는 것,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것, 해가 중천일 때까지 늘어지게 자는 것 등 못마땅한 게 많지만 이미지 관리 때문에 입뻥끗 못하는 게 내 남편이다.


좋다. 좋고 말고.

아이들이 아빠와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뿌듯하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눈을 맞춰 들어주고 진지하게 고민해주는 아빠.

늦게 들어와도,

"아이고, 울 아들 피곤하지?"

게임만 하고 있어도,

"하하하, 하루 종일 게임만 한건 아니지? 하하하"


대신 늘 후미진 곳으로 아내를 불러 군기를 잡는다.

"쟤 공부는 안 하고 너무 게임만 하는데?"

"쟤 어젯밤에는 몇 시에 들어왔어? 요새 너무 늦는데?"


좋다. 좋아. 좋고말고.

한번 어긋나면 회복하지 못하는 부자 관계를 많이 보았다. 아무래도 남자들끼리는 감정표현에 서투를 테니 그저 잘만 지내주는 것도 고맙다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머리 굵어졌다고 엄마 말이라면 피곤한 잔소리로 여겨 털어내 버리기 바쁜 아들내미들의 냉정한 뒤통수를 보노라면, 가끔은 단호하고 따끔한 아빠의 호통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신뢰 관계를 공고히 구축했으면 가끔은 듣기 싫어하는 소리 좀 해도 되지 않느냐 말이다.

한마디 좀 하라는 아내의 투정에, "어렸을 때 딱 한번 혼냈던 그날 아이의 눈을 잊을 수 없다."는 심파를 또 들고 나오니...


결국, 엄마는 잔소리꾼이요 아빠는 젠틀맨이다.

종국에는... 엄마의 잔소리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음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가정교육에서 엄마가 악역인 게 낫다.>


* 나도 이미지라는 게 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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