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유정 Apr 15. 2020

열일곱 번째 시시콜콜

얼마 전 남편이 이 얘기를 할 때만 해도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아니 도리어, "에이 그럴 리가?" 하며 억지라고 넘겼었다. 그런데 오늘, "당신 말이 맞았어!"라고 엄지 척 해준 이야기는 바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로 투표참관인. 여태껏 유권자로만 찾던 투표소에 참관인 자격으로 반나절 앉아 있었다. 노동의 강도랄것은 없었다. 선거관리위원으로 명부와 본인 확인하기, 안내하기, 표 나눠드리기 등 동선에 따른 역할들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비할 수는 없으니... 하지만 투표의 전 과정이 공정하도록 지켜보는 일은 의미만큼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소중한 경험 와중에 크게 깨달은 바, 남편이 며칠 전 얘기해준 바를 두 눈으로 목격한 것이 있으니... 

바로 '마스크의 힘'이었다.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걸러주고 비말을 막아주어 호흡기 건강을 지켜주고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준다는 등의 공식적인 힘을 말하려 함이 아니다. 얼굴의 7할을 마스크가 가림으로써 얻게 되는 힘, 효과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두가 예뻐 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효과.' 


사실, 집콕 생활 두 달째인 나는 경험할 일이 없었다. 잠깐 장 보러 나가도 마스크를 쓴 사람만 봤지 썼다 벗은 얼굴을 비교할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오늘, 신분 확인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마스크 벗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보다 보니 before, after가 확연히 다른 것 아닌가? before보다 after가 좋은 성형사진과는 달리, 마스크의 경우 before가 훨씬 낫다는 것이 특이한 점... 

옆에 있던 분도 공감하시고는 "나중에 사위나 며느리 볼 때는 하관을 봐야겠어요~ 사람은 저렇게 하관이 중요한가 봐요~"라고 했다. 

남편이 며칠 전 한 얘기도 '하관'에 관해서였다. 사람 인상에서 하관이 중요한 걸 마스크 끼는 문화를 경험하다 보니 알게 되었다고. 당시 난 "그게 뭐 하관 때문이겠어? 전체적인 얼굴의 조화가 안 맞아서겠지. 눈이랑 이마만 가리고 하관만 보다가 다시 전체를 보게 돼도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라며 반론을 펼쳤었다. 그런데 오늘 많은 이들을 보다 보니, 젊은 줄 알았는데 나이 든 사람, 웃는 상인 줄 알았는데 심술 맞아 보이는 사람, 무뚝뚝한 인상인 줄 알았는데 편해 보이는 사람... 마스크로 인한 차이가 꽤 커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관이 전부이겠는가도 싶다. 선한 눈매, 찢어진 눈매, 볼록한 이마, 짧은 이마, 짙은 눈썹, 반썹... 많은 것들이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고 그들의 조화도 중요할진대... 검색창에 '인상을 좌우하는'을 치니 눈, 이마, 콧대 등이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인상을 좌우하는 데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가르마 방향만 바꿔도 변하는 것이 인상이니...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사람의 인상은 하관이 좌우한다.>


* 뭐 이런 걸 논하고 있나... 싶으시겠지만, 그래서 시시콜콜 디베이트라는 걸 상기해주시길...

  이렇다, 아니다 저렇다,라고 할만한 모든 것은 디베이트 꺼리이니...

매거진의 이전글 스무 번째 시시콜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