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젠가' 죽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죽을 수 있다.( 키키 키린 )
100일 후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살면 하루가,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
눈뜨자마자 확인한 페북에서는 작년 오늘인 10월 1일에
내가 올린 추억을 확인해보란다.
그날은 10년간 몰던 차와 헤어지던 날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2008년 10월 3일에
우리 B를 처음 만났다.
호재 호진이가 8살, 5살 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낮이고 밤이고...
뒷좌석을 앞으로 젖히면 짐칸으로도 쓸 수 있었고, 아이들 자전거를 두대 싣고도 넉넉했던 실내공간.
열리지는 않지만 눈비 오는 하늘과 밤하늘 별을 감상할 수 있던 선루프.
나와 한 몸인 듯 움직여주던 그 아이...
묘한 교감이 느껴지던 아이...
그 아이가 요즘 골골대더니...
풍덕천 사거리에서 멈..췄..다..
새 차에 대한 기대, 설렘보다
MyB와 이별해야 한다는 게 더 슬프다..
한낱 기계에 불과하다...고 하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유년시절과
육아로 정신없던 내 30대를 책임져주었던
동지였다고 기억해주겠노라...
그런 의미에서,
10년 전 새 차를 맞이했던 사진을 찾아내어 같은 장소
같은 인물들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10년...
아이들은 훌쩍 컸고,
나는 후덕한 중년이 되었고,
아파트 나무는 우거지고,
아빠는 여전히 찍사를 자청해주고...
근데 우리의 MyB는 더 젊어진 듯 ㅎ
* 남편은 우리 B를 이천으로 시집보낸다고 했다...
근데 이상하다..
난 B를 남자라고 여기고 탔는데...ㅋ
잘 가라~~~~ ㅠㅠ
그러고 보니 2년간 토요일마다 이천으로 함께 달렸는데...
길에서 보거든 인사하자꾸나....
1년 전 헤어진 자동차가 그립지는 않으나
왠지 울적해지는 가을날이다.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걸 알아도 끝이 오기까지는 안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