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 도서관과 독서실을 옮겨 다니며 공부하던 남편의 국가자격증 1차 시험날이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며 공인중개사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남편도 도전 중이다. (공인중개사, 공무원 시험은 아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마무리 공부를 하는 남편에게 전복죽을 끓여주고 점심 요깃거리를 챙겨주었다. 시험은 오후지만 독서실에 들렀다 가겠다며 서둘러 집을 나서는 남편은, 덤덤한 듯 보였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큰아이는 아침 일찍 재수학원에 가버려 어쩔 수 없으니, 아직 잠에서 덜 깨 누워있던 작은 아이에게 아빠를 향한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했다. 그런데 웬걸? 아이는 그저 씩 웃기만 했다.
"얼른~ 아빠! 시험 잘 보세요~ 한마디만 해~"
"허허허!" 특유의 너털웃음만 짓는다.
"뭐여~~ 말을 하라고 말을~~~"
"흐흐흐!"
"힘들면, 굿럭이라도 말해~"라고 어이없어하며 종용하는데도 아이는 그저 겸연쩍게 웃기만 했다.
아... 우리 집안의 막내가... 어려서부터 애교도 많고 살갑던 아이가... 숫기 없고 멋대가리 없는 고등학생으로 자랐다니... 충격이었다. 남편을 보내고 아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왜 그 한마디를 못해?"
"잘 볼 거 아니까 말 안 한 거지~"
"뭐래~~~ 그렇게 쑥스러워?"
"어.... ㅎㅎ. 남자는 속정이지..."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닌 거야~"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쑥스러운 말 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
<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
* 고딩이라 그런 걸까? 어렸을 땐 화도 잘 내고 말도 많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았는데... 자라는 동안 내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었나? 아직도 육아 고민이 끝나지 않은 건가? 하긴, 나도 그랬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