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디베이트>에서 최대한 정치 얘기는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람마다 입장차가 크고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라는 사람이 그런 깊이 있는 주제를 소화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가 크다. 오늘의 Topic도 절대 정치나 정치인의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한다. 이건, 유머와 품격에 관한 이야기이다.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
미래 통합당 의원이 법무부 차관에게 질의 중이었다.
"법무부 차관님? 동부지검장으로 1월에 가셨다가 4월에 차관으로 발령이 나셨죠? 장관 아들의 수사권하고 관련이 있는 거 아닙니까? 차관 발령 난 게?"
법무부 차관이 답변을 하려던 그 순간 장관의 입에서 나온 나지막한 한마디.
"소설을 쓰시네."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국회의원이 소설가입니까?" 라며 뿔난 야당 의원들은 질의를 중단했다.
반대편에서는 "질문 같은 질문을 해라,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질문을 하라."는 야유와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정회가 선언됐다.
다음날.
'한국소설가협회'는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 소설을 거짓말로 폄훼했고 문학인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장관의 한마디가 엉뚱한 곳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며 댓글들을 내려보다가 빵 터져버렸다.
"소설을 쓴다는 표현은 관용적인 표현 아닌가요?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잖아요."
"일반적으로 소설을 허구적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않나요?"
이런 평범한 댓글들은 묻히는 다음의 댓글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소설가협회는 개그맨 협회에 공개 사과하라!"
"소설가협회에서 소설을 쓰고 있네요."
"'놀고 있네'라고 했으면 전국의 실업자, 백수, 병약자, 노인, 입학 전 아이까지 다 들고일어났겠네."
"장난치냐? - 장난감협회 발끈
말이나 바로 해라! - 언어장애협회 버럭
쇼하고 있네 - 전국광대협회 사과 요구
쌈 싸 먹는 소리 하네 - 경기쌈밥집연합 고발
이렇게 협회란 협회들이 죄다 있다."
관용적인 표현 하나에 발끈한 이가 무안할 정도의, 해학이 넘치는 댓글들이었다.
소설가협회가 '소설'이라는 단어 하나에만 꽂혔을 때 대다수의 시민들은 '장관'이라는 직책의 무게와 품격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댓글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Nobless Oblige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적용된다. >
* 대학시절 정치사상사를 가르치시던 교수님이 귀에 딱지가 앉게 강조하신 말씀.
'고상한 신분에는 고상한 의무'
바람직한 태도와 귀감이 되는 인성을 가진 리더의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따라 부쩍...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