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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Nov 29. 2020

아흔세 번째 시시콜콜

< 생활 편 >

장면 1.

"당신이 출제위원이라면, 지난 10년 기출문제 중에 또 내겠어, 안 내겠어?"

"글쎄? 중요한 거면 또 내겠지."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게 나을까, 예상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게 나을까?"

"그거 고민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장면 2.

"거참 나. 작년 시험을 분석해주는 영상을 보니까 말이야 기가 막혀서 공부할 맛이 안 나네?"

"뭐라는데?"

"예년처럼 문제 난이도가 평이했다는 거야. 평이한데 어떻게 합격률이 10% 밖에 안된다는 거야?"

"그런 거 보지 말고 공부를 해야 그 10% 안에 들지 않을까?"


장면 3.

"엄마! 엄마! 이번 수능은 출제 위원들 연령대가 확 높아졌대. 코로나 때문에 수업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수업이 적은 50대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대거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그게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 거야?"

"예상문제 적중률이 엄청 높은 유튜브 강사가 한 말이야. 작년 수능 문학작품은 그 강사가 찍어준 거 100% 나왔거든. 그 사람의 제자의 교수가 이번에 출제 위원이라는데 OO과 교수여서 OO영역이 꼭 나올 거라는 예측을 하더라고."

"근데... 누가 출제위원인지는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그리고, 전형적인 사기꾼 수법 아니야? 자기와 관련된 누구와 관련 있는 누구와 또 관련 있는 누구를 들먹이면서 자기주장에 신뢰감을 주는 거지... 그런데 말이야, 출제 경향을 파악할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안 나아? 

"ㅋㅋㅋ 그래서 그 강사가 찍어준 것 위주로 공부중이야. 일단 한번 싹 정리해봤어."


들입다 공부를 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시험의 맥락을 파악한 후 전략을 짜서 공부를 하는 것은 효과적인 공부법이다. 따라서 출제경향을 분석하고 예상문제를 알려주는 영상을 틈틈이 시청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중간중간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도, 먹방을 시청하는 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이고 유익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시험공부라는 걸 해본 기억이 까마득한 나로서는, 그런 영상을 시청할 시간도 아깝지 않을까 싶다.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안절부절못하는 남편이나,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 때문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아들이나... 엉덩이 붙이고 문제 하나라도 푸는 것이 더 나은 게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시험공부 잘하는 법도 공부해야 한다. >

< 아들은 아빠를 닮는다. >


* 그냥 "그렇구나..."하고 들어줄 것을, 매번 초친것 같아 남편과 아들에게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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