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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Mar 19. 2021

백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백열한 번째시시콜콜

상대는 날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명명백백히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왜 인정을 하지 않느냐고 했다.

사실? 어떤 사실을 말하는 거지? 

AZ백신에 혈전 유발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럽 여러 나라들은 접종 중단을 선언했는데 우리나라만 강행하는 것이 정상이냐고 물었다. 다른 백신을 구하지 못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이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AZ백신이 혈전 유발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사실인지,  다른 백신과 비교했을 때 위험성이 현저히 높은 것인지, 유럽 국가들의 접종 중단이 한시적인 것인지 최종 결정인지, 접종을 중단하고 백신의 위험성을 검토하는 것이 맞는지.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나는 상대의 말에 반박하지도 수긍하지도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각종 기사를 확인해 양 측의 주장을 정리해보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정리해도 확실하게 반박하거나 수긍하기는 힘들다.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베이트 코치는 상대의 말에 무조건 동의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 거기까지가 나의 소임이다. "그럴 수도 있겠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까지... 


오늘의 디베이트 Topic은...

< 한국 정부는 AZ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 >

그렇다. 
접종 후 뇌 혈전 등 심각한 부작용 의심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이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도 접종을 유보했다. 독일에서 해당 백신이 뇌혈전과 관련됐을 가능한 사례는 7건 보고됐다. 이에 엔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백신의 부작용이 접종의 효과를 넘어선 안된다." 고 말했다. EMA의 '승인 권고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백신 접종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최종 결론을 내기에 이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EMA(유럽의약품청)의 추가 조사 결과에서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확실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EMA의 쿡 부장은 "백신과 혈전의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AZ백신의 혈전 유발 가능성에 대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라고 주문했다. 부작용을 걱정하며 접종을 꺼리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일단 무리한 접종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 

백신 선택지가 넓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AZ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AZ밖에는 없다는 것이 백신을 맞아야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연구, 자료도 없이 일단 믿고 수용하라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는 없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군과 그렇지 않은 군에서 우려되는 상황의 발생 빈도에 차이가 있는지 등 아주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구매에서도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불안을 잠식시킬 확실한 근거와 다양한 대안이 갖춰진 다음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아니다.
WHO와 EMA는 AZ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렵연합 내 의약품 및 백신의 평가, 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인 EMA의 쿡 청장은 "분명한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 이것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다. 백신의 이익이 위험성을 능가한다."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에서 백신을 맞은 1700만 명 가운데 37건의 혈전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EMA는 "수백만 명에게 백신을 보급하다 보면 이례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부작용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다른 백신과 비교했을 때 AZ는 유난히 많은 혈전 부작용률을 보이는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함께 접종하는 영국의 경우 AZ접종자 970만 명 가운데 심부정맥 혈전증이 14건, 폐색전증이 13건 보고됐고 화이자 백신은 1070만 명 중 심부정맥 혈전증 8건과 폐색전증 15건이 신고됐다. 인구 100만 명 기준 AZ에선 2.78명, 화이자에선 2.15명이 발견된 것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AZ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서 혈전이 발생하는 비율은 일반인 발생 가능성보다 낫다."라고 했다. 사람들의 불안과는 달리 AZ 백신은 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접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 


일반적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상용화되기까지는 5년에서 10년의 시간이 걸린다.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의 확산 방지라는 긴박한 목적으로 전례 없이 빠른 개발과 생산, 유통이 이루어진 코로나 19 백신들은 끝없이 안전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와 방역당국을 믿어달라고 하지만 무한 신뢰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당장 우리들의 부모님이 맞게 될 백신이 두렵고 그분들의 안전이 염려되는 마음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어쨌든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면... 

맞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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