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바닷물은 어떻게 계속 염도를 유지해?"
학원에 데려다주는 차속에서 작은아이가 질문했습니다.
"뭐? 뭐라고?"
"바닷물을 끌어다가 소금을 계속 생산하잖아. 그때 증발한 수분이 비가 될 테고 그게 강물을 거쳐 바다로 가잖아. 담수화된 물이 다시 바다로 흘러가면 점점 물의 염도가 낮아져야 하는 거 아닌가?"
"아... 그 정도로 소금을 많이 채취하나? 어쨌든, 그러네? 염분을 제거한 물이 조금씩 많아지는 거니까 바닷물이 점점 덜 짜져야 되겠구나?"
"그런데 계속 일정한 염도를 유지하잖아. 왜 그런 거야?"
"그걸.... 나한테 물으면.... 문과인 엄마는 뭐라고 얘기허냐... 아! 맞다! 그거네~"
"뭔데? 이유를 알아?"
"그거잖아 그거! 요술 맷돌~"
"엥?"
"너 기억 안 나? 욕심쟁이가 맷돌을 훔쳐서 달아나다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맷돌에게 소금을 만들어 보라고 하는 바람에 욕심쟁이를 태운 배가 바다에 침몰했고, 바닷 깊은 곳에 떨어진 맷돌이 아직도 소금을 만들고 있다는 옛날 얘기. 어렸을 때 책으로 읽어줬잖아~"
"하하. 그건 그냥 옛날 얘기잖아. 실제로는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다는 거지."
"인터넷에 검색해봐~ 다 나와~ 내가 검색해봐야겠다."
뜬금없는 질문을 받고 신난 건 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떻게 바다는 늘 비슷한 염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더군요.
"헐~~~ 대박! 진짜 소금을 만드는 돌이 있대!"
"뭐? 진짜?"
"바닷속 지각에는 소금 성분을 함유한 광물이 있대. 거기에 물이 스며들고 가열되면서 광물 속의 소금 성분이 녹아 나오는 거래. 그게 요술 맷돌이 아니고 뭐야? 진짜 신기하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칠 때의 심정이 이랬을까요? 설화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니 우리 조상들은 과학에 진심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야기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네요. 나라마다 '요술 맷돌'과 비슷한 설화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 시절 조상님들의 상상력이란...
해수 염도가 유지되는 데는 암석 말고도 여러 가설이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도 명쾌한 답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구의 항상성 유지를 위한 자연의 순환 활동으로 정리하더군요.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전이 움직이는 게 아닐까요.
이를테면, 아들의 엉뚱한 질문과 그 보다 더 엉뚱한 엄마의 답변, 그게 또 실제와 맞아떨어지는 신박한 전개, 그러면서 한바탕 깔깔대며 웃어보는 것으로 말이죠.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인생의 염도가 짙어지던 아들이지만 소소하고 웃긴 해프닝으로 짜고 씁쓸하게만 느껴지던 그의 인생이 조금은 희석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인간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