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유정 Jan 11. 2022

브런치에 에세이가 넘쳐나는 이유

에세이 [Essay]

개인의 상념을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한두 가지 주제를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논하는 비허구적 산문 양식. 에세이는 통상 일기·편지·감상문·기행문·소평론 등 광범위한 산문 양식을 포괄하며, 모든 문학 형식 가운데 가장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수필
수필은 인생의 경험이나 사상, 판단, 체험을 형식적인 구애 없이 산문 양식으로 쓰는 글이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쓰는 글로 알려져 있다. 무형식의 형식을 지닌 글로 비교적 분량이 짧으며 개인적 생각과 인생체험이 곁들여진다. 수필은 주어진 주제에 어떠한 구성상 기법이나 형식에 저촉되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을 이어가며 생각을 다듬는 글이다.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한국문학평론가협회)


내가 쓰는 글은 거의 에세이다.

브런치 작가 심사를 받기 위해 썼던 글도 에세이였고 브런치 입성 이후로도 줄곧 에세이를 쓰고 있다. 에세이를 쓰는 이유는 위에 인용한 정의에서 밝힌 그대로다.


* 개인의 상념을 자유롭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와 에세이의 특징은 닿아있다. 마음의 응어리나 고민을 풀어내고 표현하고 싶은데 일기 쓰듯, 연인에게 편지 쓰듯 편한 마음으로 쓰고 싶기 때문이다. 함축적으로 상징과 비유를 사용해 시를 써보고 싶지만 쉽지 않다. 자칫하면 산만한 서사시로 흐르기 쉽다. 모든 이의 인생은 다 한 편의 장편소설과 같다 하니, 나의 이야기인 듯 나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주인공을 내세워 소설을 써볼까도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인물, 사건, 배경이 소설 구성의 3요소인 것은 이미 학창 시절 배웠으니 그에 맞게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되지 않나 싶지만, 베스트셀러 소설을 익히 맛본 는 지레 겁을 먹는다. 내가 쓴 소설은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그렇게 긴 호흡의 글을 써 내려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러니, 나의 삶과 생각을 표현하고 공감받기 위해서는 에세이만 한 게 없다.


* 비허구적 산문

난 내가 아는 것, 내가 경험한 것, 내가 생각한 것 밖에는 쓸 수가 없다. 그러니 내 글은 태생부터 진정성이 넘칠 수밖에 없다. 일기·편지·감상문·기행문·소평론을 떠올려보자. 거짓으로 쓸 수 없는 양식이다. 겪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일을 나만 보는 일기에 쓸 수는 없다. 그리움을 전하거나 이별을 통보하거나, 내 마음과 내 의지를 전달해야 하는 편지에 내 것이 아닌 것을 담을 수는 없다.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본 척 기행문을 쓸 수 없으며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며 감상평을 쓸 수는 더더욱 없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이 나의 진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브런치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어떤 작가분은 다양한 분야에 관한 글을 하루에도 몇 개씩 발행하신다. 그분의 해박함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다가 문득 호기심이 발동해 그분이 쓰신 글의 일부를 검색창에 두드려보고 기함했다. 지식백과사전에 있는 글을 고스란히 복사해 붙여놓은 글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조사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그날, 엄청난 혼란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내가 쓴 글이 아닌 글을 붙여넣은 것도 내 글이 될 수 있는가?

포털에 있는 글을 복사해 붙여 넣을 때 당연히 출처를 밝혀야 하는 게 아닐까?

브런치에 내 이름을 걸고 발행하는 글인데 그렇게 쓴 글을 내 글이라고 사랑할 수 있을까?

에세이가 말하는 유연함과 융통성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난 에세이를 쓴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과 그로 인해 피어난 내 생각을 쓴다.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비난이나 야유를 받겠지만 그게 좋다. 내 것에서 비롯된 내 글이고, 내 글에서 비롯된 소통이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대부분의 작가들도 그렇다.

각자의 삶에서 비롯된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나눈다. 그래서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행복하다.


에세이를 쓰다 보면 시, 소설에 대한 갈증과 동경이 생긴다. 시와 소설을 쓰는 작가님에 대한 존경심도 생긴다. 브런치에 에세이 말고 다양한 장르가 많아지는 것이 무척 고무적이라는 생각도 한다. '언젠가는 나도 소설에 도전해볼까' 하는 꿈도 꾸게 된다. 브런치니까 어떤 꿈도 꿀 수 있고 어떤 시도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에 남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