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발표를 맡은 이호진입니다.
저는 작년까지 참 한심한 아이였습니다. 아침에는 엄마가 깨워야만 일어났고 숙제도 제대로 해 온 적이 없습니다. 수업시간에는 멍 때리며 딴생각만 했고요, 공부는 왜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장난치는 것만 좋아했고 현우랑은 보기만 하면 싸웠고요. 한마디로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었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좀 바뀌기로 했습니다. 저에게 꿈이 생겼거든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이 되고 싶다거나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아닙니다. 사실, 너무 부끄러워서 엄마 아빠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오늘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저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매주 수요일 밤마다 식구들과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세상의 다양한 사람이 많이 나옵니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길거리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 초등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오지요. 재미있기만 한 게 아니라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참 괜찮은 사람들이더라구요.
유재석 아저씨와 조세호 아저씨 사이에 앉아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저를 상상해봤습니다. 만일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어떤 사람으로 소개가 될까? 어떤 걸 잘한다고 할까? 떨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화면으로 보는 나는 어떻게 보일까?
어떤 때는 제가 유재석이 되어서 저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상상만 해도 짜릿한 기분이었습니다.
자꾸 상상을 하다 보니 이러다가 언젠가 진짜 출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잠시 이야기 나누자고 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평소에 준비를 해야겠더라구요. 말을 잘하고 퀴즈를 맞히려면 책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언제 출연할지 모르니 항상 깨끗한 몸가짐을 해야 하고요. 평소에 바른 마음을 갖고 있어야 얼굴 표정도 밝을 테니 나쁜 생각, 나쁜 말, 나쁜 행동을 해서도 안돼요. 가족들에게도 괜한 심술을 부리면 안 됩니다. 가족에게도 잘 못하는 사람이 밖에 나가 다른 사람에게만 친절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친구들과도 싸우지 않고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나중에 저한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친구가 나오면 안 되니까요.
'내가 만일 유퀴즈에 출연한다면 어떨까?'라고 상상만 했는데 저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졌습니다. 이거야말로 기분 좋은 상상 아닐까요?
그래서 말인데, 현우야~~ 이제는 좀 친하게 지내자~ 내가 유퀴즈 출연하면 네 이름 이야기해줄게~~
아! 그리고 제가 유퀴즈에 출연하면, 저는 유재석 아저씨랑 조세호 아저씨를 골고루 쳐다보며 이야기할 거예요. 어떨 때는 조세호 아저씨가 불쌍하더라고요.
5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글을 각각의 색으로 소개합니다.
주제는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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